중국 게임 "원신" 축제에 3만 명 몰려. 한국 게임업체들 반성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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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부동 리더 스터디 카페 관리자 카페 아재입니다.
발매 2년 차인 중국 게임 "원신" 전 세계 대세 게임이 되다.
원신 포스터
2020년 9월에 전 세계 150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 게임 "원신"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가면서 배틀그라운드에 맞먹는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5월 원신 모바일 글로벌 누적 매출은 3조 7000억 원(30억 달러)을 넘어섰으며, 올 상반기 매출만 1조 3000억 원(9억 8620만 달러)으로, 텐센트 ‘왕자영요’(1조 8200억 원)와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1조 4300억 원)에 이어 글로벌 매출 3위에 올랐습니다.
원신은 우리나라에서도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리니지로 대표되는 국산 도박 게임들에 환멸을 느낀 많은 게이머들이 대거 원신으로 몰리고 있고, 착한 게임이자 힐링 게임이라는 호평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게임이라고 편견을 가지고 쳐다보지도 않던 게이머들까지 원신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원신 축제에 몰린 인파, 주최 측은 3만 명이 방문했다고 발표
지난 7월 28일 서울 반포 한강공원 ‘세빛섬’에 엄청나게 긴 줄이 생겼습니다. 중국 게임 ‘원신’의 개발사인 호요버스(미호요)가 주최한 원신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 게이머들과 원신 팬들이 반포 한강공원에 집결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반포 한강공원 인근에서 개최된 ‘원신 2022 여름축제’에는 주최 측인 호요버스의 주장에 따르면 3만여 명이 방문했다고 하는데, ‘원신’ 콘텐츠를 활용한 2차 창작물 부스와 코스프레 퍼레이드, 기념품 숍 등에 사람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중국 게임 축제에 참가한 모습이 연일 화제를 모으자, 국내 대형 게임사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직장인 SNS 블라인드에 부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내가 개발에 참여한 게임을 이렇게 열성적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트위터 선정 올 상반기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 1위
원신은 "올 상반기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게임 1위"에 올랐습니다.
원신이 공전의 히트를 치기 전까지 중국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여 출시 초기에 인기를 얻더라도 금방 사라지거나, 낚시질성 홍보를 지속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중국 게임이 해외 유명 게임을 베낀 ‘짝퉁 게임’이거나 조악한 퀄리티의 ‘양산형 게임’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큼 완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작년 11월 원신 홍대 콜라보 카페 입장 대기 줄 (출처 : 에펨코리아 커뮤니티)
하지만 원신은 2년 가까이 롱런 중입니다. 게임 퀄리티가 우수한 것은 물론이고 특히 한국에서는 한국 게이머를 향한 원신의 ‘구애’가 한몫했습니다. 원신은 글로벌 출시 이전 한국 유저들을 위한 별도의 론칭 쇼케이스를 열었고, 지난해 말에는 서울 상수동 홍익대 인근에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지난 4월에는 ‘부산 엑스더스카이’ 전망대에서 컬래버레이션 행사를 진행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한국 게이머들과의 소통을 이어왔습니다.
원신은 모바일, PC, 콘솔(플레이스테이션 4)에서 어떤 플랫폼에서든 동일한 캐릭터를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멀티 플랫폼’ 게임입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시도를 한 게임사는 한곳도 없습니다. 애초에 콘솔 게임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생각조차 가지고 있는 게임사가 없었습니다.
원신의 개발사인 호요버스(미호요)는 원신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유저들이 편하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멀티 플랫폼 전략, 국내에서 특히나 치열한 RPG 장르에서 카툰렌더링(3차원·3D 그래픽을 이용해 만화 같은 느낌을 주는 화면을 만드는 것)을 활용한 고퀄리티의 일러스트가 유저들의 마음에 닿은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도박 게임만 양산하는 한국 게임은 이미 중국에 뒤졌다
원신 게임 화면 (출처 : STOVE)
원신의 가장 큰 게임적 특징은 경쟁 요소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여타 게임처럼 PVP(플레이어 간 대결) 요소가 없어 경쟁을 유도하지 않으며, 게임에서 구할 수 있는 재화만으로도 여러 캐릭터를 얻어 ‘엔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이 원신에 돈을 쓰는 이유는 순전히 캐릭터를 갖고 싶어서입니다.
호요버스는 게임 내 스토리와 외부 영상 등을 통해 캐릭터 설정, 성격 등을 미리 알려 이용자들이 새로운 캐릭터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유명 성우를 기용해 대사를 한국어로 더빙하는 등 한국 현지화에도 공을 들이면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게임사들은 유저 간 과도한 경쟁을 통해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이 상위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당첨 확률이 매우 저조한 ‘확률형 아이템’에 많은 돈을 탕진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사행성, 도박성 요소까지 강화해 가면서 유저들의 지갑을 털어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런 약탈적 방식을 채용해 성공한 게임이 나오면 너도나도 그 게임의 수익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찍어내서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제 "짝퉁 게임"을 찍어내는 것은 중국이 아니라 한국 게임사들입니다.
2016년부터 게임사들의 로비로 좌초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 (출처 : 머니투데이)
유럽,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
한국에서는 2016년부터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논의해 왔으면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 유럽에서 확률형 아이템, '랜덤박스'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 알베르토 가르손 스페인 소비자부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에 관한 규제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게임 사업자들은 18세 미만 청소년의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또한, 게임사들은 오전 1시부터 5시까지의 새벽 시간에만 확률형 아이템 내용이 담긴 광고를 할 수 있고, 광고를 통해 이용자의 충동적인 확률형 아이템 투기 행동을 유발해서는 안 되며,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절제하라는 메시지도 반드시 삽입해야 합니다. 이러한 광고 규제는 유럽의 도박 산업 관련 규제 내용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게임사들은 아이템 획득 확률을 알기 쉬운 형태로 공개해야 하며, 아이템 가격을 게임 내 재화가 아닌 유로화로 안내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발적 배제(Self-exclusion)' 시스템 도입도 요구됩니다. 자발적 배제 시스템은 도박 중독자를 위한 제도적 보호 장치로, 이용자가 직접 해당 서비스의 배제를 요청하면 게임사들이 해당 유저가 시스템에 로그인하지 못하도록 이용 제한을 거는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규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막대한 벌금이 뒤따릅니다. 확률을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심각한' 위반 사례의 경우 최대 20만 유로(약 2억 6400만 원)를, 청소년에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등 '매우 심각한' 위반 사례는 최대 300만 유로(약 39억 원)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2억 원짜리 확률형 아이템으로 논란이 된 리니지 (출처 : 아시아경제)
또한 지난 6월 말에는 네덜란드 하원의 6개 정당 의원들이 성명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 판매 법적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게임에서 청소년 등에게 제공되는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의 한 형태이며, 이는 중독성 있고, 예기치 못한 결제 금액은 가족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라고 법적 금지 조치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게임에서 ‘신화 무기’라는 최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이 '신화 무기'는 무기 제작에 필요한 고대서를 모두 모으고, 2중의 확률형 아이템 뽑기를 해야만 제작이 가능해서 대다수의 유저들이 신화 무기를 얻는데, 2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신화 무기의 확률형 아이템 뽑기 확률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엔씨 측은 신화 무기 자체는 돈을 주고 뽑는 캐시형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확률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냥 리니지2M 도박장을 계속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때 한국 온라인 게임은 IT 종사자들의 자랑이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역동적인 캐릭터의 움직임, 전투 기술은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국 게임은 한국 IT의 치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도박은 도박장을 강제로라도 닫게 하지 않으면 치유가 어렵습니다. 한국 게임사들 중 상당수는 계속 정부의 비호 아래 공식적으로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돈을 벌겠지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합리적인 규제 방안을 촉구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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