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1-9-7. TESLA Charging(2) - 북미 공공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JV 설립, Supercharger V4 및 Megacharger 관련 소식 정리

1. 북미 공공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JV 설립

23년 7월 26일에 7개 주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모여 북미에 새로운 전기차 공공 충전 네트워크 JV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기업은 BMW, GM, Honda, Hyundai, Kia, Mercedes-Benz, Stellantis이다. 그들은 "an unprecedented new charging network joint venture that will significantly expand access to high-powered charging in North America"라는 포부를 밝히며, 2024년에 북미에 처음 설치하기 시작하여, 2030년까지 최소 3만 개의 전기차 고속 충전기를 북미 전역에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설치하는 충전기에는 CCS, NACS 단자를 모두 설치한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1B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해당 계획에는 충전기에 캐노피를 설치하고, 화장실, 식당, 각종 소매점 등이 복합적으로 있는 시설로 만들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아무래도 이번에 Mercedes-Benz와 테슬라의 파트너십 체결 당시 Mercedes-Benz가 제시했던 사진처럼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저것 하나씩 뜯어보려고 한다.

출처 : https://governanceforstakeholders.com/2014/09/26/too-many-cooks-spoil-the-broth/

1) 7개 주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함께 만든 JV이다. 기업은 본래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해당 기업들은 각기 다른 주주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주들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현대차·기아는 주주를 위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여하튼 중요한 것은 7개 기업은 분명 각자의 지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고, 이로 인한 잡음은 생길 수밖에 없다. 이것은 7개 기업이 나빠서가 아니다. 원래 그렇다. 그리고 지금은 7개 기업으로 시작하지만, 조바심을 느낀 다른 자동차 기업들도 합류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 JV는 더 많은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도 근데 궁금한 것은.. 과연 어떤 충전기가 나올 것인가이다. 현대차는 자신들의 그룹사가 충전기를 만들었다. Mercedes-Benz도 테슬라와의 파트너십 체결 당시 자신들의 충전소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었다. 둘 중 하나는 위의 JV를 위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아니면, 두 기업의 충전기를 짬뽕으로 만들어야 한다. 혹은 Mercedes-Benz는 시작하겠다고 했지 아직 제품은 없어서 현대차를 따라갈 수도 있다. 또 아니면, 다른 기업도 자신들의 회사가 가진 충전기가 있어 그들의 설계를 따라가자고 주장할 수 있다. 뭐... 알아서 잘 협상하겠지 싶다. 다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이 떠오르긴 한다.

2) 7개 기업 중 내 눈에 띄는 것은 GM, Mercedes-Benz였다. 둘 다 테슬라와 Supercharger 파트너십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JV에 합류한 것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것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이 테슬라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는 NACS를 자신들의 차량에 탑재하고자 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Supercharger를 사용하기 위함도 있었을 것이다. Supercharger는 400V 충전 시스템이므로, 그들이 맺은 파트너십을 활용하려면 앞으로도 400V 충전 시스템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같이 JV를 체결한 회사 중 현대차, 기아는 800V 충전 시스템이어야 한다.

GM, Mercedes-Benz의 타임라인을 개략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렇다.

A) 2024년부터 개방되는 12,000여 개의 Supercharger는 기존 고객들이 사용하게 함

B) 그동안 자신들의 JV가 만들어낸 충전기를 설치하기 시작함(2024년)

C) 북미 전역에 충전기가 널리 퍼지기 시작(2025년부터)

D) 800V 충전 시스템으로 바꾸기로 했기에 25년부터 생산하는 차량은 NACS 단자를 부착하고, 800V 충전 시스템으로 충전도 가능한 차량으로 설계 후 생산

E) 시장 점유율악화된 재정 개선

그 어느 하나 쉽지 않아 보인다. 솔직히, 다른 5개 업체들은 GM, Mercedes-Benz보다 낫다. 그들은 처음부터 800V 시스템을 갖고 출발하면 되고, 단자도 본인들 원래 하던 대로 CCS로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이마저도 비관적으로 보지만, GM, Mercedes-Benz 보다 낫다는 것이다. 이들은 어설프게 두 개의 노선을 동시에 취하려 들고 있다. 갈팡질팡하고 매번 바뀌면, 내부 직원들이 이에 맞춰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주관을 갖고 리딩을 하던가, 차라리 fast follower가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테슬라가 우월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이고, 일론이 중국을 그나마 라이벌로 보는 이유도 fast follower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모든 차량들을 400V 충전 시스템으로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그랬다면 진작부터 현대차와 기아는 NACS를 채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자존심 지키려고 안 했을 수도 있지만) 여하튼, 위에도 나온 내용이지만 충전 시스템을 400V로 할지, 800V로 할지부터가 난관의 시작이 될 것이다. 충전구의 위치도 통일시켜야 할 것이며, 인프라를 관리하고 고객들도 이용하기 편리하려면 S/W가 잘 구축되어야 하며, 전체 업체들이 통일된 API를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3) 사공이 많은 건 해결했다고 치자.(내가 어떻게 굴러갈지 예측할 수 없어, 아무런 의견 대립 없이 잘 진행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24년부터 처음 설치하기 시작할 것이고, 점차 속도를 내서 30년까지 최소 3만 개의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금부터 테슬라가 망해가지고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2030년까지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없다. 북미에만 대략 17,000개의 Supercharger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Tesla Charging 공식 X 계정을 통해 하루에도 몇 건씩 충전소 오픈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PSUs 방식으로 충전소 설치 비용,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까지 했다. 매 분기 33%의 성장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30년까지 3만 개의 충전기 설치로는 Supercharger를 따라잡긴 힘들다.(전 세계에 설치하는 Supercharger가 YoY로 33%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냥 숫자만 넣고 계산하면 2030년에는 약 42만 개의 Supercharger가 전 세계에 설치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건 너무 큰 숫자이기도 하고, 이렇게 계속 성장하는 것이 말은 안 되니까 그냥 참고만 하길 바란다) 개수도 문제이지만, 충전기의 품질은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한 번에 Supercharger보다 품질이 좋으면서 단기간에 많은 개수를 퍼뜨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개수가 많다고 다는 아니기 때문이다. 가동률이 높고, 고객 만족도가 높아야 개수가 많은 것이 의미 있어진다.

4) 소요 예산이 $1B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모든 JV 참여 기업이 사이좋게 동일한 비용을 처리해도 문제가 많을 테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클 것이다. 누군가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면, 당연히 그 기업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자는 의견이 세지고, 이로 인한 잡음은 당연히 발생한다. 위의 7개 기업들이 JV를 만든 이유는 당장 빠른 속도로 충전기를 설치하고자 하는 마음도 크겠지만, 본인이 모든 비용을 다 짊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컸을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처럼 장기 시계열을 갖고 움직인 것이 아니기에, 단기적으로 큰 비용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울 테고, 그렇게 큰 비용을 투자하더라도 테슬라만큼의 효과가 당장 나오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여하튼 큰 비용을 지출하고 싶지 않기에 모인 기업들이 막상 JV 내에서 가장 큰 비용을 지출했다고 가정한다면, 당연히 본인들의 목소리가 가장 크길 원해할 공산이 크다. 이 역시 사공이 많은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요인 중 하나이다.

5) Supercharger 이외의 충전소들이 힘을 못쓰는 이유가 캐노피가 없어서, 충전소에 화장실, 식당 등의 시설이 없어서 Supercharger와 경쟁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고객이 충전하는 경험이 좋지 못해서이다. 결제를 비롯한 각종 상황에서 오류가 많이 발생하고, 충전기의 가동률이 낮다면 이용하기 싫어지며, 충전 속도도 확보되지 않았다면 더 이용하기 싫어졌을 것이다.

이번 JV 발표에서도 자신들이 충전기를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없고(물론 지금 나오는 것은 말이 안 되기도 하지만) 그저 캐노피, 화장실, 식당 등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뿐이다. 본질에 집중하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출처 : elomimans(Twitter)

자동차 미생님은 화장실, 식당 등에 대한 시설이 IONITY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했다. 나는 이번에 IONITY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에 모여 만든 충전 네트워크 JV라고 한다. 즉, 이번에 북미에 만드는 JV의 유럽 버전이며, 지금의 IONITY의 모습을 보면, 이번에 만든 북미의 충전 네트워크 JV가 어떻게 될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꼭 IONITY처럼 되진 않겠지만, 현재는 유럽에서의 영향력은 미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의 후기만 들어봤을 때는 IONITY의 고객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충전소 사업을 하고 싶다면, 충전기의 성능과 대수가 보장이 되어 네트워크 효과를 가질 때, 다음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충전소 옆에 휴게실, 캐노피를 설치해서 고객을 모을 생각을 하는 것은 순서부터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지금 생긴 JV는 미국의 인프라 법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있으니, 이를 통해 휴게소 같은 시설을 만드는 비용을 충당하려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6) 충전소를 우여곡절 끝에 좋은 성능으로 많은 곳에 설치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있다. 바로 전기와 관련한 내용인데, 테슬라는 캐노피에 설치한 자신들의 솔라패널을 통해 충전하며, 자신들의 메가팩에 저렴할 때 저장했다가 비쌀 때는 꺼내 사용하는 등 전력을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의 충전 네트워크 JV는 이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야 하는 입장일 것이다. 전력을 싸게 공급받을 수 없다면 원가가 비싸다 보니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충전 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캐노피는 고객을 위해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전기를 저렴하게 끌어다 쓰려면 태양광 발전설비를 장착한 캐노피를 설치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테슬라는 수직통합되어 있는 자신들의 사업을 연계시켜 솔라패널+메가팩+Supercharger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좀비가 창궐하는 상황 속에서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고 일론이 농담까지 했다. 반면, 충전 네트워크 JV는 에너지 조달과 관련한 내용도 같이 고려하여 설치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그럼에도 해당 발표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고, 긍정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Q23 실적 발표에서도 일론은 테슬라의 충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더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혁명에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발언했었다.

이런 일론의 말은 진심이라고 생각하는 게, 대의를 가지고 말했다고 생각하기도 하나, 사업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도 전기차, 전기차 인프라가 더 많이 형성되는 것이 테슬라에게 더 도움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에 그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더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로 전환하기 시작해야, 더 많은 고객들이 전기차를 구매하기 시작할 것이고, 더 많은 인프라가 형성되다 보면 테슬라에게도 더 큰 이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만든 북미 충전 네트워크 JV가 충전기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써준다면, 테슬라에겐 오히려 좋다. 전기차 충전 사업이 쉬운 사업도 아닐뿐더러, 성능이 좋은 충전소를 개발하여 설치하기 시작하더라도, 테슬라가 압도적으로 많은 대수를 통해 네트워크 효과까지 발생시키며 달아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확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기업들이 전기차로의 전환에만 힘을 쓰는 것에 돈을 쓰더라도 지금의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과 같이 다른 곳에도 돈을 쓰기 시작하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뭐 그래도 워낙에 돈이 많은 회사들이다 보니 돈을 허튼 곳에 썼다고 해서 타격이 갈 정도는 아닐 것이다)

어쩌다 보니 말이 너무 길어져 버렸다. 이번 북미 공공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JV 설립과 관련하여 텔레그램을 통해 김준성 애널리스트가 본인의 의견을 적은 내용을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2. 유럽 내 Supercharger V4 설치 속도 증가 추세 확인

Supercharger V4가 첫 번째로 네덜란드에 설치된 이후, 꽤나 빠른 속도로 유럽에 퍼질 조짐이 보인다. 세 번째, 네 번째 V4 충전소가 각각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생겼으며, V4 충전소가 생기는 시간 간격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3. Supercharger V4 성능, 이미지 확인

출처 : TeslaOwnersUK(Twitter)

영국에 생길 예정인 Supercharger V4 설치 계획서를 통해, V4의 충전 성능이 350kW 일 것이라는 내용이 확인되었다. 또한, 테슬라가 제출한 Supercharger V4의 이미지를 통해, 이전에 확인했었던 측면에 설치될 스크린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4. Megacharger 최근 모습

출처 : Climate Control(Twitter)

출처 : SIERRAnv1967(Twitter)

캘리포니아 Baker에 있는 Semi 용 Megacharger와 관련된 사진들이 올라와 정리한다. 그간 Megacharger가 얼마나 추가적으로 생겨났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