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2 그리고 리니지
주간 매출 순위 (8-29 ~ 9-4) 1위는 히트2다. 넥슨에서 만든 게임으로 나오자마자 말 그대로 히트를 치며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출시는 지난달 25일에 했으니 이제 서비스한지 2주가 좀 넘은 시점에서 주간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리니지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위의 그래프는 히트2의 구글 매출 순위 (빨강색)인데, 출시 5일 만에 구글 매출 순위 2위를 차지한 후 현재까지 2위를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App store 순위가 1위이기 때문에 주간 통합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게임인지 좀 찾아봤는데 (플레이 해 보진 않았다.) 대부분이 리니지 아류작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가챠도 심하고, 특히 출시 전 게임사가 리니지와 같이 핵과금이 없이도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언급까지 거의 NC를 빼다 박았다는 평가가 많다. 지금 시간이 연휴 전 10시 50분인데 유튜브를 들어가 보면 여러 BJ들이 히트2 생방을 진행하고 있는 중. 이번 히트2 순위가 넥슨에서 얼마나 돈을 뿌렸는지도 관건이긴 하다.
넥슨이 돈을 얼마나 뿌리고 있는지를 제외하더라도 평가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1주일 넘게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대단하다. 그리고 그렇게 욕을 쳐 먹고 있는 리니지는 여전히 2, 3,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히트2가 아니었다면 1,2위가 리니지였을테고.
이쯤되면 그렇게 욕을 먹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가챠 게임들이 돈을 쓸어 담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욕 먹는 것과 실제 돈 버는 건 다른 이야기라는 뜻이다. 욕 안 먹고 망하는 것과 욕 먹으면서 돈 버는 것을 비교했을 때 회사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당연히 후자다. 그리고 주주들 입장에서도 후자 아닐까. 이제와서 보면 배틀 그라운드의 경우는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였다고 봐야하고 앞으로 그런 게임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지만 현실은 가챠로 도배된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적어도 한국에서는 잘 먹히는 BM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건 히트2가 출시되는 날 넥슨게임즈의 주가가 -10% 넘게 폭락했다는 점이다. 물론 게임사들의 경우 출시 전 기대감으로 올랐다가 막상 출시하는 날에 급락하는 패턴이 종종 나오기는 하나 그건 순위가 유지가 안될 때 이야기다. 매출이 꾸준히 잘 나오면 주가가 다시 반등하는 케이스가 많다. 주간 순위 1위를 꿰차고 있는데도 주가는 여전히 미동도 없는 것도 특이하다. 사람들마다 해석이 다를 순 있겠지만 지금의 평판 가지고는 이후 순위 유지가 힘들거라고 보는 시각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네오위즈는 P의 거짓 효과가 유지되고 있다.
아직 출시가 좀 남았기 때문에 급등 이후 다시 주가가 흘러내릴만한데도 유지가 되고 있다. 이런 단기 주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수급이 우선되기 때문에) 넥슨게임즈와 같이 생각해 보면 이제는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게임사에 더 벨류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리니지라이크형 게임은 국내에서는 (크게 봐도 아시아권 정도) 먹히는 게임이지만 글로벌하게 먹히지 않는다라는 건 이제 모두 알고 있다. 일단 중국 시장은 당분간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 이제 성장이 어렵다는 뜻이다. 정해진 시장 내에서 서로서로 나눠먹기만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마케팅 비용은 올라간다.
P의 거짓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게 해외에서 먹힐 것 같은 분위기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확장을 의미하고 (마치 K-POP처럼. 네오위즈가 두 유 노우 비티에스를 시전했듯이) 이는 성장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멀티플 확장을 동반한다. 게다가 P의 거짓은 PC 게임만이 아닌 플스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콘솔 시장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게임사들의 주가가 중국 시장 오픈에 민감한 것도 시장의 확장 때문이고 (여긴 그래도 국내 게임 모델이 좀 먹히는 곳이기 때문에) 이번 네오위즈 사례처럼 해외에서 먹힐 것 같다는 신호를 주면 멀티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출시되는 게임들을 볼 때는 국내 시장에서가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그것도 아시아권을 넘어서 + PC 시장을 넘어서 얼마나 확장이 가능한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