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03 게임 깃털 일기] 49. 게임의 대중화에 대해 (Feat. 원신)

오늘의 기록은 블로그 이웃인 '큐브릭' 님이 적은 글에 대한 느낀 점을 남기려 한다.

(원신이 서브컬처 게임 대중화에 힘을 보탰을까? - by 큐브릭 (링크))

원신이 출시된지 어언 3년이 지나가고 있다. 돌이켜보면 제법 이례적인 업적을 이룬 것이 몇 개 있다. 예를 들어, 과거 GOTY 선정 경력이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패키지 / 액션 / RPG / 어드벤처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그에 반해 원신은 온라인 / 확률 가챠 & 캐릭터 수집 / 어드벤처 / 서브컬쳐 (동양풍 애니 그림체) 라는 극히 이례적인 조합의 키워드로 GOTY에 이름을 올렸다. 서비스 3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도 매출 순위 및 유저 평가는 최상위권을 유지중이며, 애니메이션 / 굿즈 제작 및 오프라인 페스티벌까지도 섭렵하고 있다. 그래서 유저들 사이에 이야기가 오가는 것 같다. '원신이 서브컬쳐 게임 대중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나?' 라는 이야기가 말이다.

이 주제는 가볍게 이야기 하고 끝날만한 주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개인이 바라보는 '대중화'의 시선부터가 다를테니까. 나의 경우, 원신을 비롯한 서브컬쳐 게임은 물론이고 - 대다수의 어드벤처, RPG를 대중적인 작품이라 인지하지 않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세대를 넘고, 아이 / 노인을 통틀어 누구나 쉽고 가벼운 즐길 수 있는 규칙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로, 내가 생각하는 대중적인 작품은 애니팡과 같은 하이퍼 캐주얼 게임, 가위바위보나 부르마블 같은 오프라인 & 보드 게임들이 주가 된다. (디지털은 슈퍼마리오나 포켓몬스터 정도?)

한국에서 대중적인 게임이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물어보면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리니지 등의 답이 나올 것이다. 확실히 그 게임들은 프로게임 리그가 있고, 유저 수가 많고 매출 순위도 높다. 간간히 뉴스나 TV에서도 언급되겠지. 하지만 누구나 쉽게 손을 뻗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어떤 게임은 조작법이 복잡하거나 순발력이 부족해 방송인의 게임 플레이를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가 하면.. 돈이 없어서 주저하고, 여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 주저하며 넘어가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언뜻 보기엔 대중적인 작품이라 소개받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있는 대중성.. 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게임계에서 유명하다 알려진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 이러하다보니, '원신이 서브컬처 게임 대중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나?'에 대답은 NO였다. 최근 2천만 장의 판매수를 기록한 엘든링의 경우, 이전보다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쉽도록 조정한 기획이 성공적이었다 평가받았다만 - 그걸 두고 엘든링이 코어 게임 대중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나? 라고 물어보면 쉽게 YES 라 말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애당초 키워드를 잡고 일부 유저를 '타겟팅' 하여 개발 및 서비스를 한다는 시점에서, 타겟팅 이외의 유저의 마음을 잡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대를 넘어가도 기억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로 원신의 이력이 길지 않기에 대중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느낀 것일지도 모른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에 적었던 글의 내용이 조금 참고가 될 것 같다.

- 과거에 다뤘던 비슷한 주제글 -

[210409 게임일기] 144. '대중적인 게임' 이란 무엇일까?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