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그 프리 시즌 2 개인전 결승전 직관 후기

평소에 취미가 뭐야? 평소에 쉴때 뭐해? 라는 질문을 들을때마다 입밖으로 절대 꺼내지 않은 숨겨왔던? 취미생활 하나가 있다. 바로 카트라이더 리그 관람이다.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있어 카트라이더 게임 자체는 익숙할 수 있어도 카트라이더 리그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매니아층은 두터운 리그가 바로 카트라이더 리그이다. 사실 주변에 LCK 보는 친구들은 많아도 카트리그 보는 친구는...... 찾기 정말 힘들었다. 그나마 고2때 같은반 했던 친구 한명이 전부였다. 카트라이더 리그는 2010년 부터 꾸준히 봐왔는데 수험 생활을 할땐 잠시 안보다가 수험 생활이 끝난 2021년 부터 어릴때 같이 카트라이더를 했던 친구 준경이에게 리그를 같이 보자고 했고 그 친구는 현재 카트라이더 리그의 매력에 푹 빠져 아직도 재밌게 보고있다. 준경이랑 작년에 시간이 맞아 2022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 1 팀전 결승전 직관을 해본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항상 결승전과 시험기간이 겹쳐 가지 못하다가 종강 후 타이밍이 기가막히게 맞아 떨어져 개인전 결승전 직관을 가기로 했다.

우선 결승전이라 티켓팅이 워낙 빡셀것 같아 긴장을 조금 했는데...

카트라이더가 서비스 종료를 하고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로 넘어오면서 게임 자체의 인기는 물론 리그 인기도 조금씩 떨어졌나보다... 사실 카트리그 내 스타플레이어들의 군입대, 각종 오류와 문제점이 남발하는 게임, 원활하지 않은 리그 운영 등을 생각해보면 인기가 떨어지는건 당연한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작년에는 예선전 경기도 1분컷이 나는 경우가 꽤 있었는데 이번엔 자리 선점 해놓고 결제 실패해 10분이 지났음에도 자리가 남아 티켓팅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결승전 직관을 할 수 있어 기분이 좋으면서도 떨어진 리그 인기에 씁쓸하기도 했던 것 같다.......

아무튼 티켓팅을 무사히 마치고 결승전 경기 당일 7월 22일. 비타 500 콜로세움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처음엔 몰랐는데 롯데월드 바로 옆이더라 ㅋㅋ 롯데월드는 정말 자주 왔었는데 바로 옆에 있는 경기장은 처음본다.

작년 팀전 결승전 직관때 밥을 안먹고 경기를 봤다가 경기 끝나고 혈당 떨어져 머리가 지끈지끈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밥을 먼저 먹기로 했다. 5시쯤 경기장 도착해서 주변 식당에서 끼니부터 해결함 마침 아이스링크장 옆에 돈카츠집이 있더라고

밥 다먹고 5시 반쯤 경기장 입장.. A구역에 티켓팅을 해놨는데 앞에 큰 기둥이 있어 무대 중심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이번 시즌 가장 좋은 폼을 보여줬던 이명재 선수의 등장씬

승자전 1위로 개인전 결승전에 직행했고 팀전도 8강 풀리그 1위로 결승진출전에 진출했으나 팀전 최종 성적은 3위로 아쉽게 마무리 되었다. 팀전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개인전 결승전인 만큼 많은 분들이 응원하러 와주심

인기가 식어가고 있는 카트리그에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으면 하는 마음에 응원하는 선수였는데 같이 온 친구 포함 내 좌석 줄 모두 이명재 선수 응원하는거 보고 인기 많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게 8인전 경기가 시작되었다. 결승전 8인전은 80포인트 선취제로 운영된다. 이날 8인전이 정말 역대급이였는데 2007년 5차 리그 이후 처음으로 18경기가 진행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보통 15~16경기면 8인전이 끝나는데 현장에서 응원했던 이명재 선수가 부진한게 아쉬웠지만 경기 자체는 역대급으로 흥미진진했기에 재밌게 봤던 것 같다.

특히 6경기까지 8위로 달리던 NEAL 선수가 8인전 최종 1위를 하는 모습은 정말 인상깊었다. 예선전 보면서 이번 시즌 폼이 조금 아쉽다 싶었는데 장기전에 정말 특화된 선수인것 같다. 대만 카트리그 결승전이 정말 길게 진행된다는데 이때의 경험이 빛을 본 것 같기도 하고...

루닝 홍성민 선수가 초반에 1위로 바짝 치고 나가고 중반부부터 흔들리는 모습이 많았는데 첫 결승이라 말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위로 잘 마무리 했다. 8인전에서 상위 2명만 2라운드로 진출하는데 3위인 이재혁 선수와 1포인트 차이로 기적적으로 올라갔다.

8인전이 끝난 후 화면

닐 선수는 한국 와서 총 4시즌을 치뤘는데 개인전 결승전 8인전 1위만 벌써 3번째이다... 박인수 선수 이후 80점제 만큼은 정말 원탑인것 같다.

카트리그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무리 변수가 많은 시즌이라지만 결승전 하위 3개의 시드 이재혁 (Cool), 닐 (NEAL), 루닝 (Luning) 이 포디움에 들었다. 쿨, 닐의 경우 우승 경험도 있고 예선에서 잠깐 삐끗했다고 생각하면 포디움 안에 드는게 크게 어색할게 없는데 루닝 선수가 정말 의외였다. 최종전에서 닐과 함께 타이브레이크로 올라왔는데 타이브레이크 까지 거쳐가며 올라온 두 선수가 2인전에 진출했네? 상위 2개의 컬러인 옐로-블랙 시드가 2인전에 진출한 것도 아니고 하위 2개의 컬러인 블루-오렌지 시드가 2인전에 진출했는데 정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승자전에서 직행한 상위 4명의 선수는 최종순위 7, 4, 6, 8위로 마무리 했다. 이정도면 19-2를 능가하는 반전이다 ㅋㅋㅋㅋㅋ

32강 3위, 16강전 1위, 승자전 1위로 정말 역대급 폼을 보여준 이명재 (띵) 선수는 결승전에서 정말 아쉽게 7위로 마무리 했다. 초반 3트랙 까지만 해도 우승하나 싶었는데 뒷심이 너무 아쉬웠다... 아무래도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은듯 싶었다.

8인전 1위를 차지한 NEAL 선수, 2위를 차지한 Luning 선수의 인터뷰

NEAL 선수야 뭐 큰 경기 경험이 많아 그렇다 쳐도 루닝 홍성민 선수는 결승전 무대는 처음인데 하나도 안떨더라. 이정도 큰 경기면 선수들이 긴장하고 있는게 눈에 보일때가 있는데 루닝 선수는 첫 결승전에 가장 높은 경기까지 왔음에도 떠는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이때 우승하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다.

결승전 2라운드 대기 사진

결승전 2라운드는 1 VS 1로 5판 3선승제로 진행된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NEAL 선수와 첫 결승전에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Luning 선수의 대결

어느쪽이 우승해도 의미가 있는 대결이라 더욱 흥미진진했던것 같다.

결과는 결승전에 타이브레이크를 거치며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온 루닝 홍성민 선수의 3대 1 승리

특히 본인이 자신있어하는 테마인 광산 그리고 문호준 선수를 잡아냈던 광산 아슬아슬 궤도 전차 트랙에서 드래프트를 잘 받아 막판에 기적적인 역전승을 해냈다.

닐 선수는 2연속 준우승.. 2번 연속 8인전에서 1위를 해냈음에도 2인전에서 또 패배해서 정말 아쉬울 것 같다. 특히 막판엔 거의 이긴 경기를 드래프트 한방으로 패배해버렸으니... 경기 끝나고 닐 선수의 화면에서 당황스러움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홍성민 선수의 별명이 자이언트 킬러인데 정말 자이언트들 모두 때려잡고 우승을 차지했다.

원작 시절엔 에이스 결정전에서 개인전 최다우승자 이재혁 선수를 잡아내더니 신작으로 넘어온 후 처음으로 진출한 결승전에선 2인전에 진출하고 무려 우승 경험이 있는 NEAL을 잡고 우승까지 해냈다. 보통 첫 결승전이면 떨릴법도 한데 정말 하나도 떨지 않고 인터뷰도 자신감에 차있어 보였다. 담력이 쎄다고 해야할까? 상대가 강할수록, 경기 수준이 올라갈수록 더더욱 강해지는 것 같다. 아무튼 유일하게 결승전 경험이 없었던 선수의 우승 정말 대단한것 같다. 결승전 관람하기 전,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명재 선수 대신 홍성민 선수가 해냈다.

준우승자 NEAL 선수의 시상식. 표정은 웃고있으면서도 아쉬워 하는 모습

우승자 Luning 홍성민 선수의 시상식

첫 우승이라 그런지 정말 무덤덤한 모습이다 ㅋㅋㅋㅋㅋ

시상식이 끝나고 우승자 사진 찍으러 갔다. 정말 우승 후보로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선수의 우승이라니... 경기가 끝나고도 믿기지 않았다. ㅋㅋㅋ 역시 이런 반전이 있기 때문에 카트리그 매니아층이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카트리그를 계속 보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이명재 선수 보이길래 바로 사진 찍었다

아이패드에 작년 팀전 결승전 직관가서 받은 싸인이 있는데 그 화면 보여드렸더니 되게 반가워 하셨다 ㅋㅋㅋ

이명재 선수 너무 아쉽지만 정말 수고했다고 말해드리고 싶다. 다음 시즌이 정규 시즌이고 실력만큼은 입증 되었으니 더 잘하실거라 믿음

선수들 더 찾아다녔는데 작년에 직관갔을때와는 다르게 썰렁...했다. 생각해보니 내일 팀전 결승전이 있어서 개인전, 팀전 동시에 결승전에 진출한 선수들은 조기 귀가를 한듯 싶었다. 우승자 홍성민 선수는 내일 팀전 경기는 없지만 응원하러 온 가족들과 함께 집에 간듯 싶었고... 선수들 싸인 좀 받고 싶었는데 아쉬움을 뒤로한 채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참 이게 정이 무섭다고 해야할까...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게임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아 아예 접어버렸는데 카트라이더 리그는 선수들이 정들어서인지 계속 보게 된다. 물론 원작 카트라이더때 만큼 열정적이진 않지만 최소한 진행되는 경기정도는 다 챙겨보고 있다.

아무튼 기존 스타플레이어 박인수, 유영혁, 정승하 선수의 군입대 그리고 결승전 단골멤버 박현수 선수가 빠진 결승전이라 정말 크게 기대를 안하고 보러갔는데 정말 역대급 명경기가 나와서 직관 가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역시 보는맛 원탑 게임은 카트라이더 인것 같다 ㅋㅋㅋㅋㅋ 보는 내내 선수들보다 더 떨면서 리그를 봤는데 한치 알수 없는 승부속이라 더더욱 재밌었고... 특히 경기 중반엔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포인트 격차가 적었다. 결승전 출전한 8명의 선수들 정말 너무 고생 많았고 역대급 대 반전으로 우승을 차지한 루닝 홍성민 선수 우승 축하드린다고 전해주고 싶다. 덕분에 재밌게 리그 관람하다 간다.

카트라이더 리그가 정말 더 잘됐으면 좋겠는데 현재 게임과 리그 운영을 보면 정말 아쉽다는 말밖에 안나온다. 그 누구보다 카트라이더 리그에 애착을 가지고 봐왔던 사람으로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기대를 정말 많이 했는데 현실은... 오히려 원작보다 다운그레이드 된 게임에 죽어버린 속도감에 보는 맛도 확 떨어졌고 원활하지 않은 리그 운영에 리그 팬들은 정말 답답할 지경이다. 카트라이더 IP 자체가 국민게임 이라는 이미지도 있고 정말 더 잘될수 있는 게임이고 리그도 더 잘될수 있는데 그 기회를 서버 오픈 하자마자 날려먹은 것 같아 정말 답답하면서도 씁쓸하다. 뭐 요즘은 조금씩 나아지곤 있다니 지켜봐야겠지만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이 있는것 처럼 오픈 당시 그 수많은 유저들을 날려버린건 정말 뼈아플것 같다. 아무튼 다음 시즌 부터가 정규시즌인데 게임도 더 흥하고 리그도 더 발전해 정규 시즌만큼은 더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충분히 보는맛 있고 더 잘될 수 있는 게임이니 지켜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