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는 정말 역사적인 게임이다.

국산 게임인데 하나부터 열까지 일본 현대 학원물 분위기임.

제3자가 보면 10명 중 10명은 일본 게임이라고 할 것.

애초에 프로듀서가 전적으로 일본을 노리고 만든 거라서 그렇긴 한데, 이 자체로도 이미 특이 사례임.

한국에서는 그 동안 '외국인이 한국을 일본처럼 오해할 수 있는 요소'를 사회적 합의로 금기시해 왔음.

근데 보라는 듯이 2021년, 블루 아카이브가 별 탈 없이 잘만 서비스됐다.

한국의 MZ 세대 사이에서도 아직은 한국을 일본으로 오해하거나 일본풍인데 한국도 같은 것이라 오해하는 걸 싫어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걸 고려하면 솔직히 좀 많이 예외적인 사례임.

불과 몇 년 전에 데스티니 차일드가 비슷한 문제로 논란 세게 일으킨 거 생각해 봐라.

동아시아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공유함에도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운 곳이 딱 한 곳 있음.

바로 대만임. 대만은 일본 문화 향유와 관련해서는 어찌 보면 일본보다 더 일본적인 곳임. 그냥 일본 문화 하면 사족을 못 쓰는 나라가 대만.

그러니 한국에서의 블루 아카이브의 순탄한 서비스는 크게 보면 한국 사회가 아주 빠른 속도로 적어도 대일관(對日觀)만큼은 대만과 같아지고 있음을 암시함.

이런 변화를 부르는 여러 사회적인 변화 및 배경이 있을 텐데, 한두 가지는 아니고 꽤나 복잡하게 얽혀 있을 거라고 본다.

한류와 관련된 추측, 중국과 관련된 추측 등 당장 떠오르는 점만 서너 가지는 된다.

참고로 MZ 세대가 일본 서브컬처에 익숙한 것과는 별 관계 없다고 봄. 일본 서브컬처 분위기에 익숙한 것과 국산 게임인데 대놓고 일본풍 표방하는 걸 보는 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 입장에서 전혀 다른 문제거든.

#잡담 #생활 #문화 #한국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