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원신 상황문답 - 랜덤 - 가짜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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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상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에는 원하는 이름을 넣어주세요.

❥・• 당신과 그가 학생이라는 가정하에 진행됩니다.

당신은 요즘 들어... 한숨이 끊이는 순간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지금 당신 바로 앞에 있는 사람 때문인데 ··· 말이죠.

"다시 한번 말할게, 좋아해."

하아ㅡ, 도대체가 몇 번째 일지 모를 고백 공격을 수없이 당하고 나니····, 이제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기, 예전에도 말했지만, 난 네 마음을 받아주기 좀 힘들 것 같아."

처음 당신이 이 녀석에게 고백을 들었을 적엔, 마음을 받아줄 수 없어 미안하지만, 그래도 좋아해 줘서 고맙다····라던가... 나름의..... 정성을 들여서 거절해 줬는데 말이죠,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 주면 안 될까···?"

그래도 ··· 그래도 이렇게까지 했는데, 계속 찾아와서 고백하는 건 조금 아니지 않나요?!

···· 이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대화에 숨이 막혀올 무렵,

당신은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버리기 위해서, 큰마음을 먹은 뒤. 최후의 수를 두었습니다.

"저기, 나 사실 애인 있거든,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렇게 따로 불러내서 하는 고백 같은 건 그만해줬으면 좋겠어. 솔직히 기분 나ㅃ···"

"··· 거짓말하지 마, 너 애인 없잖아."

그런데도 당신의 말을 외면하고 현실을 부정해오는 그에, 깊은 짜증이 몰려와버리고···!!! 당신의 입에서 나온 (가짜) 연인의 이름은??

❁ 소

"··· 왜 못 믿지?? 내 애인은 소야, 사귄 지도 꽤 됐어."

욱신ᅳ, 괜히 ..... 친구를 파는 기분이라 양심이 아프긴 하지만.... 소와 당신은 점심시간뿐만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매일 따로 시간을 보내는 사이기도 하고요···.

또, 소가 당신 외에 다른 여자와 단둘이서 함께하는 모습을 본 적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 이번에만 그의 이름을 잠깐 빌려보도록 합시다.

"뭐? 그럼 점심시간마다 옥상으로 가던 것도 그 녀석이랑 같이 있으려고 그랬던 거야...?"

하다 하다 미행까지 했었던 건가..? 소름과 경멸이 등줄기를 재빠르게 타고 오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럼ㅡ, 넌 남자친구까지 있었으면 왜 그렇게 상냥하게 대해줬던 건데."

"그냥 날 갖고 놀았던 거지?? 사람 갖고 노니까 재밌었냐?"

····· 난 너 님한테 그런 적이 없는데요...!!!

그리 말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라도 억누르며,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던 중,

"···헛소리도 정도껏이지."

탁ㅡ,

당신의 등이 누군가의 탄탄한 가슴팍에 닿았습니다.

그리고 짧은 순간 안에 익숙한 향이 코끝을 스치었고, 당신은 그 향의 주인을 곧장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소?"

"안 오길래, 데리러 왔어."

잠깐이지만 시리도록 차가웠던 호박색 눈동자가, 당신을 보자마자 금세 따사로움을 묻히며 속삭이듯이 다가왔습니다.

"····아,"

"뭐야, 둘이 정말로 사귀는 거야?"

"그렇다면,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뭐가 달라지지?"

"(-)한테 접근한 거, 지금도 처음 아니지?"

지금껏 당신이 그에게서 들어본 적 없는, 딱딱하고도 차가운 어조. 물론 당신과 친해지기 전, 그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는 딱딱한 어조를 쓰긴 했지만 ··· 그때랑은 느낌이 다른데.... 지금은 ···· 뭐랄까요····.

···· 화난 건가?

"앞으로, 얘한텐 접근하지 마."

더 이상의 말들은 들을 가치가 없다는 듯, 본인의 의사만 전달하는 대화법. 타인과의 교류를 즐기지 않는 그이기에, 오히려 당연한 거였는데,

"다음번에도 얘한테 접근하면, 그땐 내가 널 상대해줄테니까."

이런 그의 모습은 어째서 낯설게만 느껴질까요.

"··· 더이상 상대할 가치는 없어 보이니까, 가자, (-)."

당신이 잠깐 멍을 때리는 사이, 조목조목ㅡ, 오로지 말빨만을 사용해 상대를 죽상으로 만들어놓은 소는, 당신에게 넌지시 손을 내밀었습니다.

ㅡ 억지로 팔목을 잡고 싶지는 않다는 걸까,

왠지 이런 상황에서조차도 웃음이 나올 것 같아ㅡ 당신은 그의 손을 마주 잡고, 깍지를 낀 채로 그 녀석으로부터 멀리멀리 달아나버렸습니다.

아 참,

"너!!"

그래도 할 말은 해야죠,

"....!"

조금 험악할 뒷말은 소의 앞이기도 하니까··· 삼켜버리고, 당신은 복도를 질주하는 와중에도 뒤를 힐끗 돌아 보이며 손가락으로 목을 찍ㅡ 긋는 시늉을 했습니다.

다음번에도.

날 불러내면.

반드시.

널.

죽여버리겠다는.

의미야.

그 뜻이 잘 전해졌길 바라며, 당신은 햇살과도 같이 싱그럽게 웃어 보였습니다.

.

.

.

그렇게 당신이 그의 손을 잡고서 멀리ㅡ 또 멀리 도망쳤을 때, 당신을 바라보던 소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 알려주지 그랬어, 방과후마다 이런 귀찮은 일을 당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 소한테 말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건 ㅡ..."

달싹ㅡ,

무언가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긴 한데, 주저하는 그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다 그는 잠깐 고개를 저은 뒤, 나긋하게 말했습니다.

"··· 아니다, 앞으론 나랑 하교도 같이해."

"안 귀찮겠어?"

"··· 너랑 함께하는데, 귀찮을 리가 ··· 없잖아."

붉게 물들인 얼굴을 숨기려 애써 고개를 떨구곤,

"앞으로 그런 녀석이 또 나타난다면, 내가 네 애인이라고 말해도 돼."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녀석은 없으니까."

진실한 호박 눈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 그리고, 난 네가 그런 말조차도 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게. 네게 귀찮은 일이 생기는 건 싫으니까."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라고 묻고 싶었는데,

"소는 날 좋아해?"

더 궁금한 진심이 먼저 입 밖으로 튀어나가 버렸습니다.

"····!"

갸웃ㅡ, 그를 올려다보는 동시에 고개를 오른 편으로 기울여봅니다.

평소의 모습과는 어울리지도 않게, 볼부터 귀까지 잔뜩 붉어진 얼굴로 당신의 물음에 잘 대답하지도 못하는 그 모습을 보자니ㅡ,

너무 귀엽잖아,

❁ 방랑자

··· 당신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고, 당신과 그 녀석 두 사람 모두 곧바로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니,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ㅡ... 아무리 주변에 남자가 없고, 유일하게 연락하는 남자 사람 친구가 스카라무슈밖에 없다지만, 이건 당신 자체도 믿기가 힘들어서···. 왜 거짓말은 늘 이런 상황에서도 하기가 어려운 걸까요.

"········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네가 걔랑 사귀고 있을 리가.."

지금이라도 그냥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도망쳐버릴까 고민하는 당신 뒤로,

"풋ᅳ, 왜? 난 연애 같은 거 하면 안 돼?"

듣기만 해도 곧바로 인정이 증발해버리는 싸가지 그 자체의 어조를 담은 목소리가 당신의 귀 끝을 스쳤습니다.

"···· 어라??"

"왜 이딴 놈이나 상대하고 있어."

"그새 ~ 내가 질리기라도 한 거야? 응?"

"···어어?"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왠지 시린 눈을 하고 있는 그가, 억지로라도 입꼬리를 비틀듯이 끌어올리며, 당신 가까이로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

"왜, 일전에 분명 나한테 고백할 때 말했었잖아? 나 말고 다른 놈은 절대, 거들떠도 안 보겠다고."

그.... 내가 ··· 너랑 ··· 그런 약속을 했었구나···.

예상외로 꽤나 치밀한 과거 조작에, 약간 정신이 아찔해져올 무렵, 그와 당신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켜보던 그 녀석이 당신 쪽으로 걸어왔습니다.

"말도 안 되는···"

"아아ㅡ 달린 건 안구가 아니라 장식인가 봐? 지금 이 상황을 보고도 아직까지 거기 있었어?"

몸의 방향은 여전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채로, 그는 그대로 팔을 앞으로 뻗어 당신을 품 안에 가볍게 안아 넣고선,

그 귀찮은 녀석 쪽으로 안구를 도르륵 굴려 경멸의 어조를 담아 입을 열었습니다.

"앞으로 얘 눈앞에 나타나지 마, 그렇게나 정 그렇게나 하릴이 없으면···, 그냥 나가 죽지 그래?"

우와, 우리애 목소리 사나운 것 좀 봐.

만약 이 말을 듣는 당사자였으면 무서워서 곧장 도망쳤겠지만···, 그의 품에 안겨 이런 말을 들으니, 괜히 더 믿음직스럽고 고마운 건 어째서일까요..

"····· 젠장!"

끝마침 마저도 더러운 녀석이 저 멀리 사라지자,

"근데··· 넌 언제까지 내 품에 안겨있을 생각이야?"

또 비릿한 장난기가 묻어 나오는 그의 말이 당신을 간지럽혔습니다.

"...아!"

재빠르게 그의 품 안에서 도망친 당신은 우물쭈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습니다.

"····저어, 고마워.."

"뭐, 알면 됐어."

이 사랑스러운 싸가지님 말하는 것 좀 봐.. 그래도 고마운 건 사실이니까요...

"내 남자친구인 척하는 거, 기분 안 나빴어?"

"난 그런 시답잖은 거엔 일일이 신경 안 써."

"애초에, 네가 너무 무른 거야."

"그래도 네가 선뜻 도와줄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약간의 웃음을 머금고 내뱉은 당신의 말에,

"당연한 거 아냐? 네가 아니었으면 도와줄 가치도 없었을 테니까."

나름 진지하게 답하는 그였습니다.

"응?"

"이왕이면··· 그 못쓸 놈이 헛소문이나 퍼뜨리면 아주 재밌어지겠어?"

"우리가 진짜 연인 사이라고."

허리를 약간 숙여 당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하는 그의 말에,

"이참에, 진짜로 만들어버릴까."

"그 녀석이 네 근처에 두 번 다신 얼씬도 못하게."

당신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뭐야, 얼굴은 또 왜 그렇게 붉어?"

"인간들은 참 알 수 없는 짓들만 한다니깐."

모든 것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는, 그의 익숙한 웃음소리를 들으면서 그를 바라보는 것 밖에는요.

.....그....... 원래 유치한 게 맛있는 법이에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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