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신 상황문답 』 민들레처럼 자유로운 (1)

『 민들레처럼 자유로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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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케이아

와.. 진짜 개 멋있어. 시크해, 짱이야.

이게 누굴 보고 하는 말이냐 함은,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기병대장이신

아주아주 멋지고 쿨한 케이아님이라구!

난 말이야.. 케이아님 보려고 기사단까지 지원해서

케이아님과 같은 부대에 소속해 있어.

물론 말은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지만..

멀리서 보기만 해도 너무 좋아!

언젠가 꼭 그에게 말이라도 걸어봤으면 좋겠다..

" 여어, 안녕 친구? "

천사의 몫에서 무알코올 사과주를 홀짝이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 기사 (-)의 옆자리에

앉아,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인사를 건네는

방금까지 좋아한다고 마음속으로 고백한, 케이아가

제 옆에 앉아 자연스레 포도주를 주문했다.

" 안녕하세요.. 어, 케, 케이아님? "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으아아, 부끄러워, 수치스러워!

수치심에 고개를 들지 못하자 그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 뭘 그리 놀라? 같은 기사단 소속이잖아, (-).

항상 뒤에서 성실히 책임을 임하는 거,

다 알고 있어.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한 잔, 어때? "

" 네 완전 좋아.. 영광이에요. "

좋아 미칠 것 같은 마음을 겨우겨우 억누르고

평소에 궁금했던 걸 마구마구 묻기 시작했다.

" 저기.. 케이아 대장님은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어요? "

" 평소에 지치거나 기사단 일이 끝나면 보통

이곳에 와서 한 잔씩 하곤 해. 오늘은 귀여운 후배가 있어서

외롭지는 않겠는걸, 하하. "

보통 여기에 와서 휴식하시는구나..

머릿속에 저장해놔야겠어.

기사단 일 마치면 천사의 몫으로 오기!

" 그럼, 여자친구.. 라던가 친구랑 만나진 않으세요? "

질문이 마치기가 무섭게 케이아는

(-)을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의미를 알 수 없는 그 웃음.

"친구들은 모두 여유로운 시간도 다르고..

여자친구를 사귈 여유는 없어, 기사단 일이 영 바빠서 말이야. "

" 그, 그렇구나.. 그러면..! "

" 나와 수다를 떠는 것도 좋지만, 그 음료 마시지 그래?

이래선 미지근한 음료를 마시게 될걸? "

너무 귀찮게 했나..

평소와 같은 미소로 나를 한 번 응시하더니,

자신의 잔에 담긴 포도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자신도 제 앞에 놓인 음료를 들이켜고 있자니,

피로가 한 번에 씻겨나간 기분이 들었다.

" 잘 마시네, 나도 마셔보고 싶을 정도야. "

" 그,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

너무 두근거린 나머지 코로 마시는지, 입으로 마시는지

가늠이 가질 않았다. 이런 내가 바보 같은 건지

케이아님은 웃음을 터뜨리셨고 원인 모를 부끄럼에

볼이 사과 빛으로 붉어졌다. 술기운인가?

" 왜 그렇게 붉어? 어디 아파? "

" 이, 이건 그러니까.. 술 기운이.. "

" 그거 무알코올 아니었나? 역시 귀엽다니깐. "

" 네, 네? 네!? "

잘 못 들은 걸까.. 귀엽다니, 내가?

어안이 벙벙해져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케이아 대장님은 품에서 모라를 꺼내 술값을 계신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럼, 내일 보자. (-). "

" 아, 네.. "

아쉬움에 주눅 들어 있자, 케이아는 (-)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고선 술 집 밖으로 나섰다.

"나도 이제 가야겠다.. 여기 계산해 주세요! "

" 응? 아까 케이아 님이 계산하고 가셨어. "

케이아 대장님이? 왜..? 설마..

진정되지 않는 가슴으로 망상을 펼치고 있자,

그런 나를 보며 술집 주인분이 나를 향해 통쾌히 웃었다.

" 하하, 그분은 정말 친한 사람 아니고서야

다른 사람의 술값을 잘 계산해 주지 않는데.

잘 해봐, 기사 아가씨. "

" 네, 네!! 감사해요! "

응원을 받고 술집을 나서, 신난 걸음으로

총총 뛰어나가는 (-)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누군가.

" 역시, 마음에 들어. 내일도 술 집에 있으려나..

아니면 기사단에서 말을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

케이아를 너무 좋아하는 (-)과

비밀스러운 그, 케이아는 사실 같은 마음이었을지도..

그 답은 아마 바람만이 알고 있으리라.

아어떡해존망한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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