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 클라우드] 구로(毆櫓)는 수두리마(水頭利魔)를 업으로 삼는 광대(廣大)였다.

구로나낙가전(毆櫓裸樂歌傳)

구로(毆櫓)는 수두리마(水頭利魔)를 업으로 삼는 광대(廣大)였다. 본디 이름난 기방(妓房) 사이바매대아(赛博传媒)의 기녀(妓女)였으나 타고난 성정(性情)이 몹시 경박(輕薄)해 음주가무飮酒歌舞에 서툴렀다.

여기에 말싸움까지 잦았는데, 싸움이 붙으면 반드시 노파(老婆)의 전라(全裸)를 대뜸 보여주고는 놀라는 모습을 즐기니 분탕충(焚蕩蟲)이라고 모멸을 받았다.

곧 기방(妓房)에서 쫓겨난 구로(毆櫓)는 우연히 사이바매대아(赛博传媒) 최고의 기녀(妓女) 나낙가(裸樂歌)의 노래를 듣고 그 옥음(玉音)을 몹시 사모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기방(妓房)에서 나온 몸이라 다시 기녀(妓女)가 될 노릇이 없어 길거리 청중(聽衆)을 끌어모아 재담(才談)을 들려주고 돈을 받는 수두리마(水頭利魔) 노릇을 하며 생계를 이었다.

하루는 구로(毆櫓)가 음주가무飮酒歌舞로 이름 높은 고을인 보방구(寶邦區)에 들려 수두리마(水頭利魔)를 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불야성(不夜城) 같았던 고을의 불이 모두 꺼졌고 기방(妓房)에도 악기 소리가 끊겼으니, 이를 괴이하게 여겨 행인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고을 수령(守令)인 래보난수(淶步難守)가 공부하고 농사 지을 기력을 음주가무飮酒歌舞에 낭비(浪費)하는 것은 천륜(天倫)에 어긋나는 짓이라 하여 모두 금지하였지요."

그러자 구로(毆櫓)가 "우리가 고시생도 소도 아닌데 어찌 매일 공부에 농사만 하고 산단 말이오?"라며 야음(夜陰)을 틈타 사람을 끌어모아 래보난수(淶步難守)를 모욕하는 재담(才談)을 풀어놓고 도망치는 분탕(焚蕩)질을 치곤 엽전을 받아챙겼다.

이에 래보난수(淶步難守)는 분개해 병졸들을 풀어 구로(毆櫓)를 좇아 막다른 길에 몰았다. 구로(毆櫓)가 "이제 반갈죽(半喝粥)당할 일만 남았구나!"라고 흐느껴 울 때였다.

흑발 아낙네 하나가 골목길에서 나타나더니 "내 오래 전부터 구로(毆櫓)의 수두리마(水頭利魔)를 즐겨들었으니 이리로 오시오."라며 그를 어느 대궐로 도망시켰다.

구로(毆櫓)가 몹시 놀라, "여기는 절세미인(絶世美人) 나낙가(裸樂歌)가 노래부르고 춤추는 사이바매대아(赛博传媒)의 기방 아니오? 뉘시길래 열쇠를 가지고 있소?"라고 물었다. 그러자 흑발 아낙네는 "내가 나낙가(裸樂歌)요"라고 웃으며 대답하니 구로(毆櫓)가 경을 쳤다.

"나낙가(裸樂歌)는 붐철 진달래 같은 분홍머리인데, 그대는 검은머리 아니오?"

"붐철 진달래 같은 분홍머리는 내 사정이 있어 쓴 가체(加髢)라오. 실제로는 이 수수한 흑발이지요. 내 이런 모습을 부끄러이 여겨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춤을 추지 못한지 한참 되었소."

그러자 구로(毆櫓)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부끄러이 여길 필요없소. 붐철 진달래 같은 분홍머리든 청초한 흑발이든 나낙가(裸樂歌)가 개골림(愷滑琳)은 분명하오. 아니 흑발이 더 좋소."라 말하자 나낙가(裸樂歌)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이 낯간지러운 모습을 보고 보방구(寶邦區)의 모두가 모여 "보비임(報費林)하라, 보비임(報費林)하라."이라 외치며 몹시 즐거워하였다.

이때 수령 래보난수(淶步難守)가 "천륜(天倫)을 어긴 분충(紛蟲)아, 이리 나오너라."라 갈하며 병졸들을 끌고 들이닥쳤다.

이에 구로(毆櫓)와 나낙가(裸樂歌)는 물론 고을 사람들이 모두 몹시 성을 내며

"보비임(報費林)에 난입(闌入)이라니 이것이야말로 천륜(天倫)을 어겼도다"라며 힘을 합쳐 엽전을 집어던졌다. 개중에는 노파(老婆)의 전라(全裸)를 던지는 이도 있었다.

이에 기겁한 래보난수(淶步難守)가 멀리 줄행랑을 쳐 보방구(寶邦區)는 다시 떠들썩한 음주가무飮酒歌舞의 고을이 되었다. 그러나 백년가약(百年佳約)을 맺은 구로(毆櫓)와 나낙가(裸樂歌)가 동침(同寢)할 때는 소리를 듣고자 조용해졌으니, 이에 구로(毆櫓)가 성을 내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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