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덕질 & 포켓몬고 루트로 걸어보기

첫째날 도쿄게임쇼 2023 출장 업무를 마치고, 둘째날이 되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휴가를 붙이고 온 것이라 계획이 없었던 저는 우선 아키하바라로 향했습니다. 원래 2주전 일본 출장 때도 회사 동료분들이 숙취로 죽어가고 있을 때 저 혼자 오전에 후다닥 아키하바라에 갔지만, 아키하바라의 대부분 매장이 오후 12시 정오에 열어서 실질적으로 덕질을 못했거든요.

가장 먼저 아침을 먹습니다. 간장 소스를 묻힌 고기에 흰 쌀밥 그리고 달걀 반숙과 된장국입니다. 여기에 연어 구이만 있으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더욱 다양한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 연어 구이는 제외했습니다.

우선 제가 묵었던 호텔입니다. 우에노 크라운 호텔인데, 스카이트리가 보이는 호텔입니다. 모든 객실이 20층 이상이며, 우에노에서도 엄청 높은 건물입니다. 낮과 밤에 스카이트리를 보면서 업무를 할 수 있는 호텔로 가격도 저렴합니다. 그리고 도보 10분 거리에 나리타 공항으로 갈 수 있는 스카이라이너도 있고, 1층에는 세븐일레븐 그리고 주변에는 우에노 맛집들이 정말 많습니다.

호텔에 짐을 맡기고, 아키하바라로 향하는 도중 급하게 업무 요청이 와서 스타벅스에서 잠시 일을 합니다. 원래는 휴가인데, 이건 대체할 사람이 없는 업무라서 후딱 끝냈습니다. 왜 저만 할 수 있냐면 프로젝트 파일이 저한테 있어서요.

모닝커피를 즐기고, 업무를 마치니 배가 고파졌습니다. 근처에 맛집을 검색해 보니 라멘 카모토네기라는 가게가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구글을 믿고 방문했다가 정말로 사람이 많아서 포기했습니다. 바로 근처에 이치란 라멘이 있었는데, 이치란 라멘은 일본에 처음 가는 일행이 있을 때 외에는 잘 안 갑니다. (혹은 해장하러...)

그래서 그냥 점심을 굶기로 했습니다. 아침을 늦게 먹었기도 했고, 저녁을 일찍 그리고 잔뜩 먹을 생각을 했습니다. 저녁을 잔뜩 먹을 예정이라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지하철로는 1 정거장 정도의 거리고, 도보 20분 정도 걸립니다.

당연히 포켓몬고를 켰습니다. 우리나라랑 다르게 루트가 겁나게 많습니다. 아키하바라까지 향하는 루트는 보이지 않아서 그냥 향로를 피우고 포켓몬고 플러스 플러스를 켠 채 걷기로 합니다. 연결되는 순간에 삐까츄!!! 하면서 알람이 울리는 바람에 일본인들이 전부 절 쳐다봤습니다. 포켓몬고 플러스 플러스를 들고 포켓몬 마스타 데끼루! 라고외치니까 조용히 못 본 채하고 넘어가주었습니다.

이날 레이드는 전설의 똥개들 레이드였습니다. 제가 없는 녀석들인데, 트레이너들이 인해전술로 20명 풀방을 만들고 마구 딜을 넣어준 덕분에 3마리를 전부 잡았습니다.

아키하바라에 도착했는데, 아키하바라 역에서부터 아키하바라 구석 구석을 탐험하는 루트도 있었고, 아키하바라 역에서부터 아키하바라 거리 끝까지 걷는 루트도 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루트들이 있었는데, 문득 포켓몬고가 오타쿠웨이로 이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아미아미와 라디오회관 코토부키야 애니메이트 멜론북스 등을 지나치는 그런 코스로 말이죠. 루트별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이용했는지도 볼 수 있었는데, 구석구석을 누비는 루트는 오타쿠웨이라고 붙여서 상품으로 팔아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이 루트 만든 사람 참신하네요.

그리고 겁나 레이드를 했습니다. 한 3만원 정도 지르고, 리모트와 직접 뛰어다니면서 레이드에 참여했던 것 같습니다.

아키하바라 거리입니다. 저는 SNS를 통해 자주 올리곤 했는데, 블로그에는 코시국 이후로 처음 올리는 것 같습니다. 많은 가게들이 코시국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고, 지금은 애니메이션보다 원신, 니케, 블루아카이브, 버튜버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마지막 방문 때는 디지캐럿도 있고, 러브라이브도 있고, 뱅드림도 있고 했는데, 게임 캐릭터들이 옥외광고로 있는 걸 보고 정말 신기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키하바라 역이 아니라 반대편에서부터 걸어와서 아미아미부터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피규어를 엄청 모아두고 파는 곳인데, 구매를 희망하는 피규어가 있다면 코토부키야를 갔다가 2순위로 오는 곳입니다.

그리고 코토부키야를 방문했습니다. 매장 내부 사진은 촬영 금지라서 외관만 찍었는데, 언더테일 토리엘 넨도로이드가 그렇게 예뻤습니다.

라디오회관도 방문했습니다. 정말 여기저기 다 둘러보고 그래도 원하는 굿즈나 상품이 없을 경우 최후의 보루로 가는 곳입니다. 바가지가 심하며, 대신 물건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 경우에는 닌텐도 스위치가 일본에 선출시 했을 때 라디오회관에서 구매한 전적이 있었습니다. 몇 만원 더 지불하고요. 그래도 국내 정발이 1년 늦어서 1년 먼저 닌텐도스위치를 국내에서 즐겼습니다.

이건 조금 안타까운데, 타이토게임, 게이머즈 간판, 세가 등 우리가 아는 가게들이 내려갔습니다. 아키하바라역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보여지는 상징적인 건물들이 다른 간판으로 변경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원신과 니케, 블루아카이브로 쫙 깔려있습니다. 원신을 제외하고, 나름 K-게임으로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마침 아이폰15가 출시되는 9월 22일이라서 애플 매장도 방문했습니다. 재고는 있었지만, 국내 정발이 조금 더 저렴해서 국내 정발할 때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추석 연휴에도 한국에 없고, 해외로 갈 예정이라 리뷰 찍을 시간도 없으니까요.

우리나라는 추석을 앞두고 추석 분위기지만, 일본의 경우 9월 말부터 할로윈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매장에 할로윈 컨셉의 한정 메뉴들이 나왔습니다. 물론 먹진 않았습니다. 똥 마려워서 급하게 숙소로 가고 있었거든요.

배를 움켜잡고 지하철을 타려다가 아키하바라 역 안에서 진행 되는 갓슈 팝업스토어를 봤습니다. 금색의 갓슈가 20주년이기도 하고, 이번에 금색의 갓슈 2의 연재가 시작됨에 따라 이렇게 팝업스토어를 연 것인데요. 무려 발칸 300 실물을 판매 중이었습니다. 정말 배만 안아팠으면 전부 샀습니다. 배가 아파서 갓슈는 살았습니다.

위는 제가 정말 구매하고 싶었던 방어맛 카레 / 발칸 300 입니다.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고 화장실에 들렀다가 잠시 쉬었습니다. 어제 너무 많이 걸어서 몸이 피곤했습니다. 갤럭시 워치를 보니 대충 15km 정도는 걸었는데, 잠이 부족해서 더 큰 몸살이 온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이제 나이를 먹어서 금방 지치는 것 일수도 있고요.

잠시 쉬었다가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후 5시의 도쿄 하늘입니다. 우리나라랑 시차는 없다고 하지만, 체감상 얘들이 1시간 더 빠릅니다.

저녁 식사 포스팅은 다음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