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스타일과 화려한 마케팅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신작, 디스라이트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한 번 드린 적 있습니다. 어차피 게임으로서 큰 차별성을 갖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컨셉이나 비주얼, 혹은 사운드 같은 부분들에서 자신만의 무기를 만드는 게 오히려 더 잘 먹힐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런 면에서 오늘 소개해드릴 신작 디스라이트는 독보적인 스타일과 독특한 세계관, 그리고 그 이상으로 화려한 마케팅을 통해 많은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다만, 제가 오픈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다음 대규모 업데이트쯤 해서 한 번 작성을 하려다가, 여기저기에서 눈에 너무 자주 띄어 일단 한 번 찍어라도 먹어보고자 짧게 플레이를 해봤는데요. 그래서 이번 시간은 개인적인 첫인상 정도로만 간단히 끝내볼 생각이니, 저처럼 흥미 정도만 갖고 계셨던 분들이라면 끝까지 가볍게 따라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디스라이트는 어는 날 갑자기 등장한 '미라클'이라는 고대 유적과, 거기에서 발생한 '신성 음파'에 의해 에스퍼로 각성하여 자신의 몸에 신을 담은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신작 모바일RPG입니다. 그런 만큼, 각 지역의 신화와 전설에 등장했던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게임에 등장하는데요. 여기서 재밌는 점은 그리스-로마나 북유럽, 이집트처럼 게임에 익숙한 분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진 것들부터 시작해 도깨비나 도교의 신 등 다른 게임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어려운 친구들도 다수 준비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도시 안에 깨어난 신이라는 문구와 잘 어울리게 이러한 캐릭터들은 현대의 의상과 어레인지하여 디자인 되었는데, 이게 하나하나 다 인상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도 아누비스가 압권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이 신격의 힘을 사용하는 자의 이름은 '드루'로 게임 초반에 누구나 무료료 획득할 수 있는 녀석인데, 죽음의 신과 매우 잘 어울리는 사망 선고 같은 스킬들과 연출, 모션 등이 조화되어 '잘 만든 캐릭터는 이런 거구나' 라는 게 한 눈에 느껴졌습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은 우리가 평소에 자주 만나봤던 일반적인 모바일RPG와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가 큰 틀이 최대 5명을 편성할 수 있고, 속성에 따른 상성 관계나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잘 살린 시너지 형성 등 나름의 전략적인 요소가 섞인 턴제 전투, 거기에 각종 컨텐츠를 통해 수급한 재료로 에스퍼들의 레벨, 장비, 스킬 등의 육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지요.

비주얼에 크게 신경을 쓰는 게 느껴졌던 작품인 만큼 그래픽은 썩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디테일이 잘 살아 있고, 게임의 세계관과 컨셉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도록 디자인도 좋았죠. 하지만, 스킬의 연출이나 이펙트는 다소 아쉬웠는데, 솔직히 이런 게임들은 좀 하다 보면 오히려 그런 장면들은 스킵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아주 큰 흠으로 잡을 만한 부분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컨텐츠적인 면에 있어서는 다소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물론 아직 제가 모든 시스템을 해금한 건 아니지만, 다양한 영상과 공식 라운지에 올라와 있는 가이드를 살펴본 결과 디스라이트 만의 색깔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게 거의 없더라고요. 물론, 서론에서 그런 것들을 독보적인 비주얼이나 세계관으로 덮을 수 있다고 주장하긴 했지만, 제 기대감이 너무 높았던 탓인지 아쉬움을 감출기 어려웠습니다.

그나마 의외로 좋았던 건 사운드였는데요. 뭐, 사실 광고에서부터 음악과 관련된 암시나 표현을 많이 내비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모바일 게임 중 청각적인으로 임팩트를 줬던 작품이 거의 없었던 터라, 이 또한 '신성 음악' 같은 설정의 일부로서 강조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 해보니 중간중간 들어가는 효과음이나 BGM이 상당히 괜찮더라고요. 여기에 캐릭터들의 더빙 퀄리티도 준수한 편이라 집에서 플레이하는 분들, 혹은 이어폰을 착용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유저라면 볼륨을 키우고 플레이하는 게 더 입체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찌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참 충격적이게도, 디스라이트에서 야심차게 발표한 걸그룹 'Re:Myth'의 음원은 많이 아쉽더군요. 사실 이 기획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뭐,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게임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표절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게 음악의 사운드가 좀 많이 어설프다고 해야하나? 제가 모니터 환경이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서 서브 대역이 잘 안들리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에 큰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고,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또한 다른 게임들에서 보고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나쁘게만 볼 건 아니지 싶네요. 이런 디스라이트는 현재 오픈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는데, 역시나 로그인, 임무 달성, 레벨업을 통한 보상 등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내용이라 생각해 자세한 설명은 스킵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공식 라운지에서는 인게임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혜택들이 수시로 업데이트 되는 중이니 몰랐던 유저라면 꼭 한 번 들려보시길 바라요.

여기까지 독보적인 스타일과 화려한 마케팅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은 신작 모바일RPG, 디스라이트의 짧은 후기를 남겨봤습니다. 전반적으로 신선한 컨셉과 비주얼을 제외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많이 경험해본 평범한 게임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그 한계를 뛰어 넘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요약할 수 있겠네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는 이런 방향성이 오히려 어설프게 조잡한 시스템이나 컨텐츠를 도입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중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기를 조금 더 보강할 필요는 있을 것 같고, 강력한 마케팅에 부합하는 재밌는 이벤트나 업데이트가 빠르게 이어져야 지금의 화제성을 계속 끌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쨌든 현재 많은 게이머들에게 노출된 작품이라 많은 사전 정보와 함께 즐길 수 있기도 하고, 애초에 그런 거 없이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딱히 막히는 것 없이 술술 풀어나갈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이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한 번쯤 직접 플레이 해보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