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2주일차, 감상문을 써보자

쿠키런보다 내 입맛에 더 맞는 게임을 발견했다.

쿠키런이랑 비슷한 시기에 시작해봤는데, 지금은 갈아탔고 약 2주일간 써보며 느낀 점을 쭉 써보려 한다.

게임이라면 리듬게임이나 추리게임 위주로만 하던 내겐 좀 낯선 장르, ‘어드벤쳐’

그래도 할 줄 아는 게임의 범위를 넓혀보고자 시도해본 결과, 현재 최적의 원소 결합과 확실한 공격 스킬을 매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원신의 첫 느낌은 ‘어 마비노기?'

먼 옛날, 8살 차이 나는 친오빠가 인터넷을 통해 신문물을 보여주던 시절 소개받았던 게임 중 하나가 마비노기였는데, 이는 유난히 표적 맞추는 걸 못하고 공간감각도 없던 내게 자유롭게 '살면' 되는 게임이었다. 내 자판 컨트롤 실력은 순발력도, 적중력도 없어서 친오빠가 하는 스타크래프트나 던파같은 건 꿈도 못 꿨는데 그런 나를 위한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은 게임, 마비노기.

그 때 그 광활한 공간에서 양털을 깎고, 딱히 목적 없어도 그냥 불지핀 채 연주하던 평화로운 생활, 그리고 특유의 예쁜 카툰렌더링 기법으로 내 머릿 속 깊은 곳에 자리매김해 있던 마비노기가, 원신을 보자 툭 튀어나온 것이다.

이 기억이 어린시절 이후 잘 하지 않던 어드벤쳐 게임임에도 금세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아닐까 싶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자로써의 여행.

이전의 마비노기에서 느꼈던 힐링과 자유도를 기본적으로 만끽하면서, 자연스레 퀘스트 도중 벌어지는 전투에서 컨트롤 스킬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었다. 조금 의문이 들었던 점은 ‘왜 예전에 못하던 전투 컨트롤 실력이 지금은 느는 걸까?’ 였고 처음엔 단순히 청소년기 때보단 세월이 흐른만큼 내 몸을 다루는 게 익숙해져서,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진짜 이유는 노트북으로 플레이를 해보면서 밝혀졌는데..

처음 원신의 플레이는 모바일로 시작했었다. 어릴 적 컴퓨터 플레이 경험을 통해 ‘난 RPG 장르, 전투 게임 등은 못한다’고 결론을 낸 뒤부터,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게임의 붐이 일어났음에도 RPG 게임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다 전투가 포함되는 게임을 처음으로 모바일에서 시도한 게 지금의 '원신'이었던 것인데, 모바일에선 전투 시 목표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화면 전환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과 양 엄지만 써도 되는 게 내게 큰 메리트였다. 그래서 캐릭터 위치 전환이나 스킬 활용도가 보다 보다 능숙할 수 있었던 것.

그러다 ‘큰 화면이 역시 더 좋겠지’ 하고 시도해본 노트북에서의 플레이에선 손가락 10개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정신없이 사용하기 바빴고, 특히 화면전환을 오른손이 스스로 해야되어서 모바일 보다 훨씬 불편했다. 그렇게 예전의 '순발력도, 적중력도 없는' 형편없는 자판 컨트롤 실력이 드러난 것이다. 것이다. 특히 사용 중인 맥북은 게임 플레이에 적합한 용도가 아니라서 그런지, 오른손으로 터치바를 꾹 눌러야 작동하는 '일반 공격'이 너무도 안 먹혀서 짜증났다.

모바일에서 안 보이던 작은 아이템들의 수려한 비주얼을 볼 수 있고, 자판으로 느껴지는 타격감을 즐기기엔 좋은 환경이지만, 컨트롤 실력이 미미한 내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이 몸에 맞는 옷을 찾은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오래 기다려 설치한 PC에서의 원신은 한 번 경험한 뒤 딱히 다시 시도하고 있지 않다. 버스 등에서 앉아 시간 보내기 좋은, 폰에서 즐기는 원신에 점점 더 빠져들기 시작했고 평소 일상 생활을 위해 꽁꽁 결박해둔 '노숙자처럼 살아도 되니 자유롭게 세계를 돌아다니고 싶다'라는 생각을 게임을 통해 해소시켜나갔다.

마비노기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세상을 즐기다가도 가끔 나타나는 시간 제한의 전투씬에선 해당 적에게 가장 치명적일 원소를 가진 캐릭터를 골라 빨리 제거하고, 방패를 들고 있는 거대 늑대를 제거하기 위해선 화살촉을 위에서 뿌리거나 뒤를 노리기 위해 빠른 컨트롤을 익히는 등, 전략을 짜는 것에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 아무래도 PC보다 편리한 전투 환경을 갖춘 모바일 환경이 내 안의 전투 본능을 끌어내주고 있는가보다.

아 그리고 혼자 하는 게 심심하다고 느낄 때 즈음 모험 등급이 올라 다중모드가 열렸는데, 이 때 나를 찾아온 타 플레이어와 함께 얘기도 하고 사냥도 해보니까 새로웠다. 그는 내 두 배 이상의 레벨을 가진 터라 내가 별 도움은 못되었지만.. 비슷한 레벨끼리 만나서 게임 스터디 하듯 배워나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4 캐릭터 중 가장 높은 레벨은 38, 모험 등급은 19.

새로운 방식의 전투 전략과 높은 경험치가 필요한 ‘드발린(드래곤)'과의 대결을 앞두고 전전긍긍하는 중인데, 빠른 시일 내에 접수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