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화 바뀌었다고 달리기를 잘한다고? 뉴발란스 퓨어셀 레벨 V4

러닝화를 신어 봤던가?

신발 하나 바뀌었다고 잘 달릴 수 있나.

데일리로 신었던 신발이 곧 러닝화였었다. "이제는 너도 러닝화를 신고 달리기를 해야 해" 선배가 신발을 추천해 주었다.

우선 놀랬다. 신발이 쿠션이라고 하나? 얼마나 뭘 집어넣었길래 이렇게 뚜꺼울까 놀랬다. 예전에는 평상시 신발과 구분하지 않고 뛰었었는데.

뉴발란스 퓨어셀 레벌 v4

어떤 신발이 좋은지 달리기 초보가 뭘 알겠는가. 몇 개의 유튜브를 찾아보고 검색을 해봤다. 생소한 브랜드들이 많다. 못생긴 신발 호카를 보다가 이 브랜드의 성장과정까지 보게 되었다.

러닝화 하나 검색하려 했던 난 기업을 공부할 뻔했다. 호카, 아식스, 뉴발란스, 아디다스, 나이키 중에 전에 평상시 신고 있는 뉴발란스를 생각하고 있었다.

뉴발란스 퓨어셀 레벨 v4 신어보라는 추천에 망성일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무신사와 뉴발란스 공식 홈페이지를 비교해 보곤 공홈에게 결제했다.

179,000원.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게 아닌데 너무 과한 거 아닐까 고민도 했지만. 몸이 하중을 견뎌줄 것 같은 쿠션에 믿음이 간다.

첫 러닝화

중학교 때 나는 군내 육상대회에 나갔었다. 400미터 달리기였다. 운동회 때 1등 했다고 지역 육상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지역 내에 유명한 육상부가 있었다.

우리는 체육복과 운동화만 들고 시합장에 나갔었다. 출발선에 선 엘리트 선수들은 복장부터 남달랐다. 실제 티비서 보던 그들과 같이 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르긴커녕 쫄아버렸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건 스파이크였다. 운동장은 요즘 경기장처럼 우레탄이 아니었다.

뉴발란스 레벨 v4

내 앞을 치고 달려가는 그들은 야생의 푸마처럼 날쌔고 빨랐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민첩한 동물들처럼 발자국을 남겼다. 사냥감을 두고 싸우는 맹수처럼 달렸다. 한 발 한 발 남기고 간 스파이크는 맹수의 발보다 사납게 내 눈에 박혔다.

기억에 강하게 남았었지만 내가 다시 달릴 줄 몰랐다. 그땐 단거리였고 운동회 수준의 내가 우연히 나갔던 대회였을 뿐이었다.

이제 달리기 시작했지만 신발의 중요성은 안다. 기록을 단축시켜주고 부상을 방지해 준다. 나는 기록을 위해 달리지 않는다. 아니구나. 매일 기록하기 때문에 어쩌면 기록을 하는 달리기일지도 모르겠다.

달리다 보면 쿠션이 망가진단다. 그러면 다시 신발을 구입해야 하란다. 달리기엔 돈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돈이 든다. 내 건강과 근육 생성을 위한 작은 투자를 소비라 생각하지 말자.

신발 하나 바뀌었다고

사악한 마음이 물든다

두 다리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마음은 저 앞서서 달려간다

연장탓 하련다

너는 버겁다

마음이 흥분했잖아

신발을 신었는데 양말을 신은 느낌만 든다. 지금까지 신고 뛰었던 신발은 군화였던가. 발이 너무 가볍다. 운동장 한 바퀴 달려본다.

'아, 이래서 ㆍㆍㆍ'

잘 구입했다.

뉴발란스 퓨어셀 레벨 v4

첫 구입이라 애정이 많이 갈 것 같다.

골프를 하면서 버디 공을 장식해놨는데 첫 신발이라고 기념할 것 같다. 밑장이 헤진 신발을 장식하려면 열심히 달려야겠다.

신발은 중요하겠구나. 오래 달리기하는 사람들에겐 총과 같은 무기일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를 잘 하게 기술적인 측면은 모르겠으나 발이 편한다. 오래 달릴수록 더 가볍고 편하다면 좋은 러닝화란 걸 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