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입방 포켓몬고 슈퍼리그 대회 후기, 티어 높은 몬스터로 트레이너와 대전해 봤어
사실 트레이너와 대전하는 콘텐츠 자체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다. 누군가와 경쟁하는 게 피곤하기도 하고, 수집 콘텐츠를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설입방 포켓몬고 슈퍼리그 대회를 감상한 뒤에는 마음이 싹 바뀌었다. 저렇게 박진감 넘치게 PVP를 즐길 수 있구나 하는 걸 새롭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언제 열리나 기다리고 있던 찰나, 마침 주최자인 '쀽'님이 먼저 연락을 주셔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도착해서 정말 한참을 재밌게 즐겼는데, 대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굿즈까지 획득할 기회가 있어서 더욱 재미난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자세한 후기는 본문에서 살펴보자.
박진감 넘치는 슈퍼리그, 갓석맨의 성적은?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규칙 자체는 의미가 없다. 어차피 꺼내놓을 수 있는 몬스터가 CP 1500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몇 년 전 한참 전투민족처럼 플레이할 때 숨겨뒀던(?) 캐릭터들로 준비했다. 각각 테오키스 디펜스폼, 파비코리, 레지스틸이 그 주인공이다.
든든한 라인업
나름 슈퍼리그에서 티어가 높은 녀석들이라 비장함을 갖고 참전해 봤다. 인원은 대략 50명 정도인지라 각자가 앉은 자리에서 예선을 시작했다. 첫 번째 상대는 내 맞은편에 계셨던 텐셀님. 이로치 블레이범을 꺼내셨는데 생각보다 단단해서 놀랐다. 내가 비행 타입이라 그런지 번개 펀치를 연달아 쓰셨는데 다행히 큰 대미지는 입지 않았다.
다음에는 독파리를 꺼내셔 음? 생각이 들었지만 스킬 한 대맞고 체력이 반 날아가는 걸 보고 아차 싶더라. 그 후에는 대로트를 꺼내왔길래 레지스틸로 응수를 했다. 결과는 나의 승리. 아마 방심했다면 내가 졌을 거라 본다. 그렇게 다음에 붙을 상대는 망나뇨님.
나름 진지했다
내가 이길 수 없던 '그'의 손놀림
메더, 블래키, 파이어로를 가지고 전투를 펼치셨다. 솔직히 처음엔 해볼 만하겠는데? 싶었지만 결과는 나의 압도적인 패배. 블래키가 저렇게 단단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망나뇨님은 무서워요라고 나한테 말했지만 사실 제가 더 무서워요. 그래서 갓석맨이 부릅니다. [블래키가 쓰러지지 않아]
결승전 대박이야, 티어 높은 몬스터가 한가득
나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내 옆자리에 앉은 분들은 연승을 이어가더라. 특히 오른편에 계셨던 자담님은 한 손으론 공격을 하고 남은 손으로는 잔을 비우는 신공을 보여주셨는데 굉장했다. "왜 자꾸 져주시는 거예요" 하는 게 마치 본가 게임에 나오는 강력한 엘리트 트레이너의 대사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릴리를 꺼냈어야 했는데 후
박진감 넘치는 순간
맞은편에 앉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었다. 만약 있었다면 그냥 순삭 당했을 테니까. 그렇게 쭉쭉 이기시더니 결국 결승전까지 올라가시더라. 상대는 주사부일체님. 마찬가지로 엄청난 라인업을 뽐내고 계셨다. 특히 전지충이를 활용한 전투는 색다른 전투의 면모를 보여줬다.
버스같이 생긴 게 어찌나 강력하던지 그동안 박사님께 보내버렸던 턱지충이들이 괜히 생각나더라. 특히 글라이거와 펠리페와의 스릴 넘치는 대결은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될 정도로 박진감이 넘쳤다. 승부의 결과는 주사부일체님이 결국 승리를 쟁취했다.
굉장했다
감히 분석해보건대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개체값은 물론이고 높은 티어의 몬스터를 챙기는 게 중요하구나 다시금 깨달았다. 덕분에 대전이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더불어 트로피가 주어졌다.
재미난 퀴즈와 굿즈까지 챙길 절호의 찬스
슈퍼리그 대회뿐만 아니라 재미난 퀴즈와 다양한 콘텐츠도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준비하신 운영진분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첫 번째는 퀴즈. 작년과 같이 실루엣 맞추기가 아닌 보다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뭔지 모르겠더라
이건 진짜 모르겠다
XL 사탕을 100% 얻는 교환 거리는 난생처음 들어봤다. 그냥 하다 보면 나오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정답은 100KM부터였다. 다음 문제는 캐터피, 뿔충이, 개무소, 구구, 소곤룡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벌레 타입도 아니고, 뭔가 싶었는데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포켓몬고에서 사탕 12개로 진화가 가능한 것. 예전에 한창 미쳐있을 때는 딱딱 맞출 문제지만 더 말하면 핑계 같으니 그만하겠다. 그리고 맞춘 회원에게는 굿즈가 지급되었는데 피규어 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보상이 준비되어 있더라.
다 박사님 보내버렸는데 하하
누가 본명으로 게임 하냐고 했는데 그게 바로 나야~
일단 기본적으로 지급되는 것은 본인 닉네임이 적힌 명찰과 자체 제작한 띠부띠부씰이 있다. 작년에는 뱃지와 카드를 받았는데 매년 색다른 굿즈가 준비되어 내년에는 어떤 걸 받을 수 있을지 괜스레 기대가 되더라. 물론 다음에 갈 때는 공부를 좀 하고 가야겠다. 2년 연속 아무 문제도 못 맞췄다.
어색함은 잠시뿐, 동심의 세계에 풍덩 빠져봐
으레 이런 커뮤니티에 오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분이 많다. 손해다. 우선 앉자마자 닉네임부터 갈겨라. 그럼 아! 하면서 바로 반겨주실거다. 어색함은 정말 잠시뿐이다. 더군다나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함께 비울 잔이 있어서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낼 수 있으니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
메롱
귀여운 신뇽
특히 같은 목적으로 모인 분들이기 때문에 할 말은 무궁무진하다. 어떤 몬스터를 잡는지 주변 체육관에 레이드가 떠있는지 시시콜콜한 것부터 사는 이야기까지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모이는 게 자주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놓쳤다면 다음에 또 참여하시면 된다.
늘 언급하지만 기회는 올 때 잡는 거다. 더군다나 본인이 초보다 싶으면 일단 가라. 아마 눈을 반짝이며 '뉴비왔다' 하면서 군침을 싹 닦으며 이것저것 알려주거나 나눠주실거다. 그리고 대회에는 꼭 참여하셔라. 직접 해봐야 뭐가 부족한지 어떤 멤버로 PVP를 해야 유리한지 배울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우승하면 상금과 트로피를 받을 수 있다
트로피도 있다
지인도 얻고, 공략도 배우고 일석이조다. 대부분 슈퍼리그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어떤 티어가 높은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난 덕분에 트레이너와의 대전법을 제대로 배웠다. 내년 목표는 우승은 아니더라도 4강까지는 노리고 있다. 즐거운 자리 마련해 주신 설입방 운영진분들께 다시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