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상황문답] 당주대행은 피곤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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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그럼 그 때 제 마음을 읽었을 리 없다고 한 건!!!” “일개 인간이었다면 읽을 수 없었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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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감정...?’

그의 말은 언제나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성적이고 냉철한 판단은 물론,

때에 따라서 모두에게 최대힌 만족스러울 결론을

의미심장하게, 나중에서야 알아챌 수 있게

돌려서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라니,

“그게...무슨 뜻인지 알고 말씀하신 건가요?

제군... 아니, 종려 씨.”

“몰랐다면 자네를 이 곳까지

데려올 일도 없었을 거야.”

그는... 먼 옛날 이야기로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일들을...

아주 간략하게, 당신이 알아들을 정도의 맥락으로

빠르게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신 전쟁,

절친했던 선인과 야차들의 죽음,

자신의 존재 또한 죽음으로

위장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선택,

그 후 처음 인간의 모습으로 리월을 대면한 순간...

믿기 힘들었던 사실들이 일부분 납득되며

당신은 어느 새 종려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제군으로서의 임무를 내려놓은 후 지켜본 리월은,

나의 공백을 채우고자 하는 노력으로

아픔과 고통이 현존하며 나를 염려하게 하였네.

그러나 그런 상황조차 스스로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전히 나를 미소짓게 했지.

인간의 삶은 이런 거였군.

작고 나약하지만

그렇기에 강해질 잠재력이 무궁무진 했던 거야.

신으로 자리잡았을 때에는 몰랐던

그들의 세세한 사정들과 이해하고

더욱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기에,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어.

그렇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네가 왕생당에 왔다네.

호 당주의 손에 이끌려서 말이야.

...처음에는 별 신경이 쓰이지 않았어.

단지 겁이 많은 여인이라 생각했지.

“...무례에 송구하지만, 정말 정직하시네요.”

민망해하는 당신의 모습에

그는 피식 웃으며 답한다.

“난 계약의 신이니까.

거짓된 모습은 신뢰를 잃기 쉬워지거든.”

“아무튼... 아직 그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납득이 되지 않았어요.

더 설명해 주셔야 할 거에요.”

“우리가 처음 대화를 하게 되었던 술집.

기억이 날 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서부터 시작 된다네.”

종려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종려 시점-

여느 때 처럼 벗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문득 우울감이 생기는 날에는

모든 감각을 둔화시키고픈 마음이 컸네.

그럴 때는 모순적이게도

그들과 함께했던 식사와 술을

다시금 비슷하게나마 맛보는 것이 효과적이었지.

“으... 오늘은 금방 취하겠다. 그만 마셔야겠어.”

그러다 만난 자네는,

어쩐지 나와 묘한 동질감이 느껴졌어.

“나 역시, 그 정도에서

음주는 멈추는 것을 권장하네.”

이 이는 어떤 고뇌를 하고 있기에,

홀로 술에 의지하여 하루를 버티고 있는 것인지,

나는 (-), 네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

왕생당에서 함께 근무하며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나 밖에 없다는 것부터

유령이 아직도 무섭지만,

그들을 마지막으로 품어주고 싶다는 따스함...

여러 진솔한 감정과 견해들을 들어볼 수 있었지.

그리고

“아무래도... 선생님께 많이 의지하다 보니까.

저는 선생님께 불가항력적으로 호감이...

으 안 돼. 더 이상은 말 할 수 없어요. 딸꾹,”

이미 진솔해진 자네의 마음을 읽을 독심술 같은 건,

...처음부터 필요 없었네.

-다음 편에 계속-

어느 덧 이 시리즈도 막바지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