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광고 속 익숙한 목소리…실적 부진 엔씨가 선택한 남자는?
리니지M TV 광고 메이킹 필름/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자사 대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M'의 7주년을 맞아 배우 이병헌씨를 광고에 기용했다. 최근 경영난으로 마케팅비를 축소하고 사옥 매각에 구조조정까지 단행한 엔씨소프트가 TV 광고뿐만 아니라 옥외 광고, 라디오 광고 등 마케팅에 거액을 쏟자 업계의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대규모 업데이트 'EPISODE ZERO(에피소드 제로)'의 TV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광고는 30초 분량으로 이씨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엔씨소프트는 TV 광고 촬영 현장을 담은 메이킹 필름도 함께 공개했다. 유명인 기용 및 TV 광고는 업계에서 고액 마케팅으로 통한다.
엔씨소프트가 유명인을 기용해 마케팅에 나섰던 사례는 약 2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광고에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주인공 존 스노우 역을 맡은 배우 키트 해링턴을 기용했다. 2021년은 코로나19 상황 속 게임 열풍에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104만8000원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다.
하지만 최근 연이은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빠진 엔씨소프트는 비용 절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초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강남 사옥 매각도 진행 중이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때는 국내 신작 출시 및 게임별 대규모 업데이트 관련 광고 집행 축소 등 마케팅비 효율화 노력으로 전 분기 대비 마케팅비를 83% 줄였다고 강조했다.
게임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올해 예정된 대형 신작 출시가 없는 관계로 리니지M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고 본다. 실제로 엔씨소프트 내에서는 리니지M 7주년 업데이트를 신작 출시와 같은 강도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대형 신작 TL(쓰론앤리버티)을 출시할 때도 TV 광고는 하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 모바일 게임 매출 중 약 40%가량을 차지한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7주년 업데이트에선 새로운 월드 및 서버를 공개한다. 기존 유저들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그동안 리니지M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기존 유저와의 격차로 하지 못했던 신규 유저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초 조직 개편 이후 리니지M은 이성구 CBO(최고사업책임자)의 주도하에 개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리니지M 개발팀은 약 120여명 규모로 출시된 지 7년 정도 된 게임인 만큼 다른 게임 개발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인당 생산성은 약 40억원으로 엔씨소프트 게임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MMORPG 게임 중 서버를 새로 추가하는 경우는 지금껏 많았지만 새로운 월드를 추가하는 경우는 리니지M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업데이트 소식이 알려지자 오래 안 하던 유저들도 복귀하는 등 반응이 좋고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도 다시 1위에 오를 만큼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리니지M 옥외광고/사진제공=엔씨소프트
이정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