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새로움을 찾아낸 모바일 전략RPG, 뉴럴 클라우드 짧은 후기
소녀전선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작품이란 사실만으로도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뉴럴 클라우드가 지난 11월 전격 오픈했습니다. 근데 사실 제 경우에는 전작을 초반부 이후부터는 그렇게 열심히 플레이하지도 않았고, 아주 면밀하게 소식을 팔로우하던 것도 아니라 런칭에 임박하고 나서야 이 소식을 알게 됐는데요. 그래도, 워낙 이름값이 있기도 하고 전투 시스템이 흥미롭단 얘기를 전해 들었던 터라 언젠간 한 번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다만, 그 다짐이 바쁜 일상에 묻혀 약 2개월이 지난 이제서야 제대로 시작하게 됐다는 게, 어떤 면에서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더라고요. 어쨌든, 그런 이유로 다소 늦었지만 신작을 접한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봤는데, 정말 소문대로 여러 군데에서 주목할 만한 요소들이 눈에 띄어 이렇게 후기를 남겨보는 시간을 마련해봤습니다. 게임 특성상 단기간의 플레이로는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없어 피상적인 수준에 그치겠지만, 그래도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요 시스템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지금부터 끝까지 따라와주시기 바라요.
뉴럴 클라우드를 논하는 데 다른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서론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소녀전선과 같은 세계관을 가진 작품이라는 점이 누군가에겐 더 크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전작을 깊이 있게 즐기지 못했던 사람 입장에서는 이 쪽이 확실하게 더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일단, 보시는 바와 같이 이 게임은 28칸의 작은 맵 안에 최대 5명까지 미리 편성해 놓은 캐릭터를 배치하여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전략RPG입니다. 뭐, 혹자는 '로그라이크 덱 빌딩 오토 배틀러' 라고 하는데, 좀 거창하긴 해도 어떻게 보면 저렇게 설명하는 편이 더 쉽게 이해될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뭔가 좀 새로운 맛이 느껴지더라고요.
이게 겉으로 보기에는 정해진 타일 내에서만 액션이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오브젝트와 발판으로 전략적인 맛을 더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딱히 특별할 것도 없는 것 같아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는 시도였지만, 여러 가지 기동전략 액션이나 액티브 스킬들을 활용하여 상황에 따른 변수 창출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어떤 선택이 전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는 부분이 오히려 뉴럴 클라우드의 가장 큰 강점으로 거듭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즉, 그냥 배치하고 지켜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 원하는 타이밍이 특정 기물을 텔레포트 시킨다든지, 적이든 아군이든 공중에 띄워 어그로를 풀고, 때로는 스킬을 바로 시전하게 만드는 등, 유저의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특히, 액티브 스킬들은 그 효과도 매우 강력하고 연출도 화려해 전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코스트가 결코 가벼운 편이 아니라서, 보다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뉴럴 클라우드의 스테이지는 단발성 전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맵을 따라 다양한 이벤트를 거쳐 여러 차례의 전투 및 파티 강화, 회복 등을 거듭해 나가는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지요. 대신, 전투가 끝날 때마다 획득할 수 있는 각종 함수나 프로토콜은 매 판마다 다른 양상의 흐름을 빚어줘서 여러 판을 반복하더라도 쉬이 질리지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런 전투 시스템은 자동 진행을 지원하지 않는 데다, 취향에 따라서 지나치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어, 게임을 매니악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하죠.
솔직히, 저도 그래서 플레이 타임에 비해 진도가 좀 안나가는 것도 있기는 합니다. 예전엔 이런 작품들을 많이 좋아했는데, 요즘엔 시간이 없다보니 자질구레한 구간들은 그냥 자동으로 빠르게 넘기고 싶고, 성장을 위한 노가다도 그리 달갑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인형'이라 칭해지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매력적인 편이고, 육성 구조도 비교적 합리적이라 패키지 게임 즐긴다는 마인드로 천천히 플레이를 이어 나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루트로 제공해주는 보상들의 양과 질이 뛰어난 편이라서, 찍먹 먼저 해보고자 하는 분들, 혹은 라이트 유저라면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을 맛볼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반대로 소위 말하는 '헬적화' 문제로 소란을 겪었다는 얘기도 있어서 일정 금액 이상의 과금을 고려하고 계신다면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먼저 분위기를 살펴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월정액과 소액의 특별 패키지 수준까지는 그렇게 가성비가 나쁘다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뭐, 그런 걸 다 차치하고라도 그냥 게임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가 특출나다고 생각해서, 색다른 맛의 작품을 찾고 계셨던 게이머들이라면 한 번쯤 플레이 해보시라 추천해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