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42. 원신 좋아하는 사람 여기 모여라, 2022 원신 여름 축제 (2)

반갑습니다, TheCitizen 입니다.

어제 이야기에선 3일간 방문한 원신 여름축제에서 겪은 일대기를 전달 해 드렸습니다. 오늘은 그 3일간 체험하며 느낀 좋았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긍정적

오프라인 수요에 대한 가능성, 넓은 부지와 다수의 인파가 만들어 낸 축제 분위기

우선 3일간 다녀보면서 가장 좋았던 건, 여름에 걸맞는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분위기를 3일간 모두 느낄 수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2일차인 금요일 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며 여름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주말 첫 날인 토요일은 확실히 '절정'을 이뤄냈는데, 원신과 관련된 방문객 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들도 하나 둘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과장을 보태서 '모두의 축제'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특히 열성적인 다수의 이용자들이 원신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를 따라한 '코스프레'를 하기도 하고, 코스프레에 맞춰 게임에서 하듯 '파티'를 구성하는 등의 상황극도 벌어지며 보는 즐거움을 형성했습니다.

또한, 세빛 둥둥섬을 연결하는 부교에 2차 창작자분들의 판매대를 설치하는 등 부스 배치가 전반적으로 '놀이공원'의 구조를 연상하게 하였습니다. 즉 세빛섬 일대를 돌아다니면 돌아다닐 수록 원신의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장소, '세빛 둥둥섬'이었던 것이 한 몫을 했다고 분석 할 수 있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세 게의 인공섬을 활용한 푸드트럭을 비롯한 가판대, 그리고 콜라보 상점 및 카페에서 파는 독특한 한정 음료수와 무대에서 진행되는 연주회와 퍼레이드까지.

섬 위를 걸어다니며 즐기는 행사장의 분위기는 확실히 신의 한 수

이것들이 조화가 이뤄낸 건 결국 세빛섬이었기에 가능한 시너지였습니다. 반포 한강공원을 포함하는 넓은 부지가 아니었다면 코스플레이어 분들이 자유롭게 섬 분위기에 맞춰 돌아다니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야외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만들 수 없을 분위기

또한 외부의 방문객과 고립되어 여름의 화창한 축제 분위기 역시 자아내지 못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연주회 및 퍼레이드 등과 같은 기획은 시도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부정적

모든 것은 '세빛 둥둥섬'이라는 조건에서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반대로 부정적인 이유 역시 '세빛 둥둥섬'이라는 전제조건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확실히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소 선정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 장소가 '정말 많은' 예상 밖의 다수의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곳이었습니다.

더 자세히 파고 들면, '반포 한강 공원'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다수의 컨텐츠를 담은 '세빛 둥둥섬'이 사람들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세빛섬이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대 수용인원은 약 6천여명

물론 물 위에다 지은 특수한 관광시설이기에, 어느정도 다수의 인원이 몰려도 수용할 수 있게끔 설계가 되어 있지만, 섬 사이를 연결하는 '부교'는 그렇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잠깐 지나가거나 한강 경치를 바라보는 등의 '전망대'로써의 구조물이지, 다수의 사람을 한꺼번에 버티는 목적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 구조물 위에 다수의 가판대를 설치한 건 분위기를 형성 하는데는 좋은 선택일 수 있지만, 다수의 인원이 몰린 예상 밖 변수로 인해 위험한 상황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다수의 인원에 대한 입도 통제를 시행해야만 했고, 방문객들은 섬에 들어가기 위해 폭염 경보가 내리는 바깥에서 기나긴 대기줄을 서야만 했습니다.

해당 인원 역시 섬 외부에서 통제를 받아 이동한 분들, 첫 날인 목요일에도 이미 인원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대기줄 이야기가 나온 김에 콜라보 상점과 카페 역시 문제가 가득했습니다. 첫 날인 목요일 부터 다수의 방문객이 새벽부터 대기열을 형성하였고, 스태프는 외부에 천막을 설치하며 이들의 입도를 제한해야만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 몰리기 시작하면 섬은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사전에 조금씩 들여보내는 방식을 선택해야만 했죠.

그럼에도 금요일, 토요일이 되면서 더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되었고. 제가 방문한 날 중 토요일은 이미 오전 11시가 채 못되어 1천명 한정이 마감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콜라보 상점 매대도, 카페도 기다린 시간에 비해 살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저는 오후 1시에 발급 받은 입장을 오후 9시가 되어서야 섬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콜라보 상점에서는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중 대다수가 매진 상태였습니다. 카페 역시 마찬가지로 재고가 다 떨어져 주문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실제로 저보다 더 이른 시간에 들어간 분들 역시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행사 공지를 둘러봐도 15 - 16시 이전에 즐길 수 있는 기획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열과 마찬가지로 원신에서 준비한 기획들의 '컨텐츠 부족'도 아쉬웠습니다. 장점에는 분명 풍족한 컨텐츠라 적어놓았지만, 그것은 오후 3시 이후 2차 창작자 분들이 부스를 열기 시작하는 때의 이야기 입니다.

가판대가 운영하기 전에는 방문객들은 현장에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너무 빈약합니다. 주말에는 연주회라도 있었지만, 평일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현장에 방문 해 주신 코스플레이어분들이 아니었다면 흥이 고조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팔찌를 구매하지 못한다면 방문객들은 섬에 준비된 컨텐츠를 즐기기 힘들다

거기에 세빛섬에 있는 미니게임을 이용하기 위해선 이벤트 팔찌가 필요한데, 해당 팔찌는 콜라보 상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매까지 적어도 8시간 이상 걸리는 대기열을 기다려야만 하죠.

사실 어디서 진행했더라도 문제점은 발생 했을 것이다

솔직히 세빛섬이 아니었더라도 똑같은 이슈가 있었을 것이고 불만이 없는 것이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용 가능한 인원의 한계와 방문객들의 불만, 그리고 개인적으로 대기하면서 겪은 폭염에 따른 고통을 종합 해 보았을 땐 차라리 대규모 전시 컨벤션 시설을 알아보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30도가 넘는 온도에서 거진 8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정말 괴롭더군요, 사전에 물과 얼음컵을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저 역시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었습니다.

왜 각종 전시 및 행사들이 완화된 방역지침에도 사전 예약을 시행하는 지 잘 알 수 있었던 원신 여름 축제

이번에 3일간 행사를 다녀 와 보면서 20년대 이후에도 왜 다수의 행사에서 '사전 예약제도'를 시행하는지, 그리고 사전예약과 현장방문의 행사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고민 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냥 방역상의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죠.

'사전 예약제'의 장점은 위와 같은 단점이 절반 이상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원 통제의 변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한 열정적인 이용자들의 반발 및 소외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습니다.

'현장 방문제'는 다수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고, 소속감 및 축제 같은 활발한 분위기를 조성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원신 여름축제에서 보여준 수 많은 변수가 발생하고 통제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전 예약제

현장 방문제

변수 통제

O

X

현장 분위기 고조

X

O

결국 이와 같은 행사를 진행하고자 할 때 정답은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어느 것이 더 적절한가'를 두고 저울질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또 위에서 정리한 표가 공식처럼 전부 맞아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현장 방문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적절한 기획 배분 혹은 행사장에 방문한 인원 자체가 적으면 분위기 고조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원신 여름축제는 올해 겪은 전시 행사 중에선 하반기를 포함하더라도 손에 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을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10시간 넘게 밖에 있던 몇 안 되는 자료 수집을 겪기도 했을 뿐더러, 저 역시 상당히 현장에선 즐거웠던 기억이 많이 남아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해당 행사를 통해 게임회사 뿐 아니라 다수의 사람이 몰릴 수 있는 행사의 경우 '분위기에 초점을 둘 것인가, 방문객의 편의에 초점을 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마냥 부정적인 이슈만 남긴 것은 아니었다고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조만간 빠른 시일 내 재미난 이야깃거리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리며 이만 물러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