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롤스타즈 코믹스 시즌 2 6화
<다가오는 위험>
"......."
레온은 악마가 떠난지 한참이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던 와중 빛이 서서히 약해지는게 느껴졌다.
다행인건 오른쪽 손을 주머니에서 꺼내보니 상처부위가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지만, 여전히 팔의 물린 부위가 아픈걸 봐서는 안심하기에는 일러보였다.
또한, 빛이 난후 모든 의욕이 사라져 악의도 함께 쓸려간걸로 보아하니 그 조각이라는게 일종의 '퓨즈'역할을 하는듯 했다.
"레온!!! 내 말이 들리면 말해!! 너 여기 있는거지!!!"
때마침 문 너머에서 맥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슈트가 크게 훼손된 상태를 봐선 온갖 수난을 전부 겪었음을 짐작할수 있었다.
그러나 레온은 맥스가 왔음애도 불구하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묵묵히 땅을 내려볼 뿐...
"레온, 어디 다친데는 없어? 대답해 봐! 대체 무슨일이 있던건데!"
"..... 봐 버렸어..."
"뭐?"
"봐 버렸다고... 나 때문에... 세계가 멸망하는 것을..."
"그게 뭔 소리야! 왜 세계가 멸망하는데?"
"내 몸안의 조각이, 사람들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그것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계속되어서 전쟁터로 변하는 모습을..."
자신이 흑화하기 전에 보여준 모든것이 폭발하는 장면의 앞 부분을 조각이 보여준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흑화라니.... 설마..."
"어... 나도 변했어. 지금은 돌아왔더라도 언재 변할지 몰라... 이제 더 이상 너랑같이 다닐수 없어..."
"그럴수가... 하, 하지만 너에게는 지켜야할게..."
"지켜야한다는 소리는 좀 집어쳐! 난 내 어두운 마음때문에 흉측하게 변했고, 어찌어찌 가족들과 만나도, 이 사실을 알면 날 적대하겠지...
게다가, 지금도 난 너무 무서워! 언제 또 내 귓가에 나약하다, 동료는 신경끄라... 이런 목소리가 퍼질지! 난 이 운명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저 난 평범한 삶을 원했을 뿐인데... 이렇게 고통스러울 바에는, 그냥 다 포기해버리고 싶어! 언제까지 난 소중한걸 빼았겨야 하냐고..."
"그렇다고 포기하면 안 돼! 너가 퍼스트 어택 사건 때 얼마나 용기있는 행동을 했는지 떠올려봐! 그때 넌 두려움에 질릴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어! 운명에서 달아나기 보다는, 그 안에서 꼭 돌파구를 찾아냈지! 그 모습은... 히어로인 나도 솔직히 본받을만 했어... 그러니까, 너의 그 가능성을 잊지 말란 말이야!! 누군가가 속삭인다고 너 자신을 잃지 마라고!!'
"가능성... 그땐 그때고 난 이제 불가능해..."
맥스는 설득이 먹히지 않자 마지막 방법을 쓰기로 한다.
"정 그러면... 넌 일단 여기 남아있다가, 누군가가 널 노린다면, 이 장치를 눌러. 이 버튼을 누르면 전기 배리어가 생겨서 접근을 못 할거야. 그와 동시에 내게도 신호가 올테니, 위기상황이면 바로 달려갈수 있다고."
"그럼 넌...."
"너가 정 못가겠다면, 나 혼자라도 가겠어.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에 맞서지 못한다면, 그때 나설수 있는게 히어로니까. 걱정 마, 금방 끝내고 올테니까!"
방금 맥스의 말은 정말 각오가 느껴지는 말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레온은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
"자, 우선 첫번째... 여긴 슈퍼시티 비스무리한 도시인가? 근데 왜 서지가 몬스터 역이냐구!"
맥스가 찾아간 첫번째 촬영장은 서지와 크로우가 조종당하고 있었다. 모습을 보면 서지는 킹콩을 연상시키는 코스튬을 입고 있고 크로우는 히어로 역인건지 쫄쫄이 슈트를 입고있다...?♂️
"다들 어서 정신 차리라구!! 서지한테 그런 모습은 안 어울려!"
그런데 서지의 크기가 슈퍼시티에서 등장한 괴수의 크기와 맞먹는 상태라 접근하기가 난감했다.
"흠... 그렇다면..."
뭔가 생각났는지, 우선 건물 모형 뒤쪽의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고, 도시 한가운데의 빌딩 모형까지 도착해 크로우가 서지에게 날아가는 타이밍을 노렸다.
"아직 아니야... 크로우가 서지에게 맞기 전에...
3.. 2... 지금!!"
3초를 세다가 상황을 보고 바로 뛰어내리는 맥스.
현재 크로우가 비행을 하던 중이였고 맥스는 그 크로우를 발판삼아 더 높이 도약했다.
"슈퍼시티의 그 순간이 생각나는군... 이번에도 맥스 투더..."
퍽!! 서지의 팔이 맥스의 헬멧을 강타했고 맥스는 그대로 땅에 추락했다.
"경고. 경고. 시스템 손상, 일부 기능을 정지합니다."
타격이 강했는지 헬멧의 앞부분이 깨져 떨어질 정도였다. 그러나 지칠 틈이 없이 거대한 서지가 또다시 맥스를 밟으려고 했기에 미친듯이 뛰어야했다.
"젠장... 첫 관문부터 막히다니..."
건물 모형 뒤에서 겨우 숨 돌리려 했더니, 이번엔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됐어... 드디어... 내 '걸작'이 만들어지는거야!"
바로 여 감독.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자신의 명찰이였고 '롤라'리는 자신의 이름이 쓰여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명찰 앞에 감독이 아니라 '♡♡매니저'라고 적혀있는게 아닌가.
"걸작이라니, 그건 또 무슨말이야!"
"그게~ 내가 제대로 배신을 당해서 지금까지 내가 저지른 일들이 전부 탄로나게 생겼거든~ 게다가 뭔 지원군도 온다고 했고..."
"지원군...?"
"감독이 되기를 꿈꾸면서 들어왔는데, 수 년동안 무명 배우의 매니저로만 일하고 있다가 누군가가 나타나 내게 힘을 주었지... 난 이제 그토록 원하던 감독이 되었고, 브롤러들을 캐스팅해서 영화를 만드면 잘 나갈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다 필요없어!!! 감독이 되기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아무도 날 인정해주지 않았잖아! 심지어 배신까지 당하고, 내 삶은 완전 쫑 났어! 그러니까..."
롤라 뒤로 거대한 무대가 나타나고, 세트장에서 날뛰던 서지와 크로우는 갑자기 사라진다. 그리고 실종되었던 모든 브롤러들이 무대에 전부 포박된 상태로 등장했다.
"나랑 이 꼭두각시가 된 브롤러들이랑 최후의 무대를 즐겨야지~ 이 무대는 사람들의 생명에너지를 흡수해서 작동하고,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가 모이면 작동하게 되지... 이름하여 '더 라스트 액션'이다! 처음과 비교했을때 무대에 몇명이 빠진것 같긴 하지만 문제없어... 너는 물론 영화관 직원들까지 여기에 흡수시키면 되니까..."
"뭐?! 네 말은, 아무 관련없는 사람들까지..."
"관련없지 않아! 지금까지 날 무시한 이들에게 보내는 최후의 무대를, 아무도 막을수 없단 말이다!
내가 여기서 허무하게 끝을 맞이하기 보다는, 다 같이 죽게 하겠어! 나 혼자 몰락하는건 인정 못해!"
롤라는 이렇게 소리치고 자신의 명함표를 반으로 찢어버린다. 그와 동시에 무대의 장치가 움직여 구멍이 드러나더니 그대로 강한 바람을 일으켜 모든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무 죄 없는 명함표도 같이 빨려들어갔다...
"끄윽... 이대로라면 빨려들어가겠어!"
맥스는 빨려들어가지 않게 애를 써보지만 바닥을 누르던 손만 미끄려져 갈 뿐이였다. 폴더를 사용해 하이퍼 맥스 모드로 전환하려 시도해봤지만 바람이 너무 강한 나머지 폴더를 도저히 열수 없었다.
"안 돼!!"
결국 무대에 흡수되고 마는 맥스.
"좋아... 너도 이제 내 작품의 일부가 된거야....
흐하하핫... 아하하하!!!"
그녀의 웃는 모습은 반은 기쁨, 반은 자신의 운명을 차마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약간의 울음소리가 섞여있었다. 그때 힘을 받지 않았다면 그녀는 계속 매니저로 일하게 됐을까, 아니면 자신의 노력으로 감독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을까. 그러나 그런 고민을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리고 레온에게서 나온 빛을 겨우 피한 악마는 다시 전선에 나서려 했다. 동시에 그녀에게 걸려오는 통신 요청.
-콜레트, 그 아이는 데려왔는가?
"그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서 잠깐 놓쳤지만 일단 흑화시키는건 성공했어. 웬 빛이 생겨서 후퇴하는바람에 체면 다 구겼지만. 근데 그 조각이라는건 왜 설명 안 해주는 건데?"
-좋은 질문이군. 사실 내가 그 아이를 데려오라 한 이유도 조각 때문이다. 그건 내가 이룰 목적과 긴밀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지. 중요한 부분만 말하자면, 그 조각은 내가 가지고 있는 1개와 흩오진 나머지 3개의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다. 레온이 가진건 흩어진 3개중 하나이고. 그게 왜 중요한지는 당장은 말하지 않겠다. 그러니 어서 아이를 데려와라. 곧 대규모 군대가 이 행성을 점령할테니.-
"알았어. 잠만, 그럼 굳이 흑화시킬 필요도 없던 거였어? 그냥 조각만 가지고오면 되는거야?!"
-레온의 저항이 심하면 판단에 따라 하라고 했지 금방 붙잡을수 있다면 그냥 데려와도 된다고 했을텐데. 혹시 요즘 일을 너무 대충하는거 아니겠지?-
"에이, 아니지! 사실 지금까지의 게임은 너무 싱거워서 굳이 전력을 다할 필요가 없었고, 이제부터 빡세게 가면 되잖아... 흐흐흐..."
그렇게 통화가 종료되었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콜레트는 몸에서 작은 눈알같은 물체를 빼내고,
그녀의 몸의 악마의 흔적이 사라져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 된다.
"뭐, 그래도 롤라라는 녀석이 조~금 안쓰러우니 살짝 연극을 도와줘야 겠어... 물론 결말은 변함없지만! 그럼 연극에 가기 전에... 추가로 데려오라한 '샘플'도 필요하겠어... 후훗..."
..............................................
레온은 맥스가 당한지도 모른채 힘없이 복도를 걷고 있었다. 아무래도 악마의 습격이 와도 상관없다는 듯이, 무기력한 걸음으로.
"내 자유가 소중한걸까... 가족과 동료가 더 소중한걸까... 근데 이젠 아무런 의지가 안 나..."
그때 바닥에있는 파편조각이 보이고, 맥스의 부서진 헬멧인걸 안 순간 레온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맥스... 너 설마...
아냐... 내가 원했던건... 이런게 아니야! 아무리 악의를 없앤다 해도, 마음속의 희망까지 없애버리면, 아무것도 할수 있는게 없잖아... 그냥 폐인일 뿐이지... 근데 내 멍청한 머리는 아직도 이야기하고 있어... '계속된 사건으로 동료들을 잃고 고통스러울 바에는, 차라리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겠다'고... 맥스, 이제 너까지 없으면 어떡하지?"
레온이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엎드리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얘.. 잠깐, 너 레온이잖아?! 여기서 뭐하고 있어?"
"누.. 누구..."
"벌써 잊었다면 좀 속상한데... 난 팽이야. 너가 팬이라고 찾아왔잖아. 사인 해달라고 ㅎㅎ"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분명 대본같은거에 빨려들어갔을텐데..."
"빨려들어가다니? 난 그냥 감독님의 안내를 받고 여기 온건데. 그냥 지하실 문 같은 통로로 온거야.
상상력이 너무 과대했나?"
레온은 드디어 희망이 생겼다 판단하고, 울음섞인 목소리로 팽을 붙잡고 말했다.
"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제 가족이랑 브롤스타즈 멤버들이 죄다 조종당하고 있고, 그리고 감독이라는 사람이 알고 보니 브롤스타즈를 데려간 사람이였고 그리고 또..."
"자.. 잠깐만! 하나하나씩 설명하면 안 돼? 너무 정보가 많은걸!"
"이건 정말 농담이나 상상같은게 아니고, 전 정말 간절하게 도움이 필요해요! 전... 제 어두운 마음때문에 흉측하게 변해버렸고, 지금은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완전 제 자신을 잃어버렸어요... 그러니까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 진짜 혼자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아요! 머리소 ㅎ게 계속 생가 ㄱ 히 헉..ㅎㅎㅎ헉..."
레온의 시선에는 팽의 얼굴이 가족들을 잃어버렸던 동물원의 관리원 얼굴과 겹쳤다. '이번에도 버림받으면 어떡하지? 왜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지 않는거지? 언제까지 난 싸워야 하는거지?' 같은 문장들이 눈을 가릴듯이 쌓이다가...
"진정해, 난 너의 말을 믿어. 절대로 거짓말이 아닌거 잘 안다고. 그러니까 한 번 심호흡해보자...
넌 혼자가 아니야..."
"허...억... 흐으으으윽..."
"좋아, 어때? 이제 괜찮아?"
"네...에..."
"그럼 이제 가자! 사람들을 구하러. 아, 팝콘을 먹으면 좀 기분이 나아질거야. 난 사실 팝콘 매니아거든."
팽이 준 팝콘으로 기력도 충전! 왠지 팽이 자기 찬형같은 느낌이 들었다...
"좀 전에... 감독이 뭐, 흑막이라고?"
"네, 정확하진 않지만 절 이상하게 만든 그... 암튼 같은 편 이였어요. 근데 나중에 배신을 당해서 마지막을 준비하겠다고..."
"그럼 날 포함한 모든 배우들을 전부 부르는 것도..."
"그 음모에 끌어들이려는 거겠죠. 그녀는 당장만 해도 수많은 범법행위를 저질렀기에 잃을게 없다고 해야하나..."
"얼른 가보자! 촬영장으로 가는 길을 내가 알고 있어!"
레온을 둘러싼 비밀과 롤라의 마지막 촬영은 다음화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