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아들과 함께 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
김정은도 무서워하는 중2 아들!!
심심하다고 다짜고짜 니킥을 날린다!
"야! 아빠 아프잖아!"
욕이 목 끝까지 올라오지만
마누라 눈치를 본다.
아들은 애정표현으로 니킥을 날리지만
이제 힘에 부치는 나이인가 보다.
너무 아프다. ㅠㅠ
미안했던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냥 참을 걸 그랬나'
미안한 마음에 아들 방문앞에 서서
빼꼼히 목을 내밀어 들여다본다.
"아들 뭐해?"
"배그 하는데 왜!"
"재밌겠네 아빠도 가르쳐 주라"
배그 삼매경에 빠진 모습
폰에 배그 앱을 설치하고 애플로 로그인
적당히 조작설정하고 시작해 본다.
레디 고!!
은근히 떨린다.
적들의 발걸음 소리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오 심장이 쫄깃한데...
근데 문제가 생겼다.
아들은 숨어있는 적들을 찾아
1초 컷!
잘만 하는데
나는 노안인지라
도통 숨은 적들이
보이지를 않는다. ㅠㅠ
그래서 아이폰에서
아이패드로 재설치
그나마 화면이 커서 나은 거 같다.
근데 이제 키 조작을 못하겠다.
아들 따라 잽싸게 같이 움직이고 싶은데
캐릭터가 게걸음을 한다.
"아빠 그것도 똑바로 못 걸어"
아니나 다를까 아들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아빠가 왕년에는 총질 좀 했는데 미안"
마음대로 따라주질 않는다.
몸으로 놀아주는 것도 힘든데
게임도 쉬운 게 아니다.
게임에 집중하느라
아들 눈치 살피느라
눈알이 빠질 거 같다.
'우씨 차라리 배드민턴 치러
가자고 할 걸 그랬나'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제법 실력도 늘었다.
"아빠 이제 1ㅣ인분은 하는 거 같아"
"고마워 아들"
아들한테 듣는 칭찬에 우쭐해진다.
9킬하고 뿌듯뿌듯...
실력이 아주 제법 늘었다.
(나의 생각에는... ㅎㅎㅎ)
인간이 원래 간사한지라
나도 예외일 수 없나 보다.
"아들 그렇게 혼자 다니면 어떡하니
스쿨(지명이름)말고
루인스(지명이름) 가자"
"아들 그렇게 하면 아빠 혼자 간다"
내 머리가 굴어지니
아들에게 반항심이 고개를 든다.
"아빠 알았어 미안해
아빠 하자는 대로 할게
화 풀어!"
아빠와 아들이 뒤 바뀐 거 같다.
멀리서 아내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ㅎㅎㅎ
그래도 아들과 뭔가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다.
다투기도 하고 삐지기도 하지만
(물론 내가)
게임이 재밌어지기 시작한다.
"아들 배그 한판 하면 안 될까?"
철없는 아빠가 중간고사 공부를 하고 있는
아들에게 게임하자고 졸라본다.
"아빠 시험 끝나고 해
연습 좀 하고 있어!"
"어이구 못 살아
아들 공부하는 거 안 보이니!
나가서 운동이라도 하고 와"
마누라가 죽일 듯이 쏘아붙인다.
ㅠㅠ
심심한데...
혼자서 쓸쓸히
적들을 찾아 다닌다.
한마리 성난
하이에나처럼...
'다 쓸어버리겠어!'
1인 모드로 열심히 수련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