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을 다녀왔다.

이번 주 금토일(9월 23~25일) 일산 호수 공원에서 열리는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어제(토요일) 다녀왔다. 아이 덕에 별걸 다 해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아이가 포켓몬고를 시작하면서 나와 남편은 포켓몬고 초기 나왔을 때 조금 하다 지웠던 앱을 다시 깔고 시작했다. 아이가 좋아하다 보니 주말엔 함께 포켓몬을 잡으러 동네 한 바퀴를 돌거나 포켓몬고에서 하는 이벤트를 함께 하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호수 공원에 오프라인으로 유저들이 모여 행사를 한다고 하니 아이에게 재밌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입장료가 꽤 비쌌다. 인당 종일권이 24,000원이라 세 식구 모두 입장료를 구매하니 적지 않은 돈이었다. 행사 3주 전 아이에게 행사를 참여할 수 미션을 미리 내고 미션을 완료해야 사파리존을 갈 수 있다고 제안을 했다. 게임 초대장처럼 블로그에서 정보를 긁어서 제법 그럴듯한 미션지를 만들어주었다. 미션은 게임만 하는 아이가 되지 않기 위해 책 읽기 미션이었다. 아이가 재미있게 읽던 책에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를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고 '그리스 로마 신화'책을 읽고 독후 활동 지를 적도록 했다. 처음엔 글만 읽는 책의 책 읽기를 주저하더니 한번 읽고 나니 재미있게 3권을 모두 읽고 미션을 끝냈다.

프린트해서 아이 책상 위에 올려 주었더니 아이는 학교 다녀와서 꽤 진지하게 정독했다.

드디어 행사 전날 일산 호수공원에서 하루 종일 있을 생각을 하니 준비물을 미리 챙기고 주차 위치를 확인했다. 종일 버텨야 하니 따듯한 재킷과 캠핑의자와 돗자리, 먹을 음식과 과일을 챙겼다. 그리고 하루 종일 휴대폰 앱을 켜서 포켓몬을 잡아야 하니 남편이 지인들에게 충전기를 여러 개 얻어와서 풀 충전을 시켰다. 야외에 종일 있으니 모기에 대비하여 모기 퇴치제까지 단단히 챙겼다. 그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으니 아침 일찍 서둘러서 8시에 도착했다. 웨건에 짐을 싣고 본진을 치기 위해 자리를 찾아보는데 너무 일찍 왔고, 호수 공원에는 자리를 쳐본 적이 없는 곳이라 어디에 쳐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 호수 공원이 이렇게 넓었던가 싶었다.

피카츄 모자를 쓰고 포켓몬을 잡는 사람들로 공원이 북적북적했다.

9시부터 행사였지만 스텝들은 일찍 나와있었고 피카츄 종이 모자도 나눠주어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났다. 자리를 물색하다 장미 정원 쪽에 평상이 있어서 그쪽에 자리 잡았다. 평상에 돗자리를 깔고 캠핑의자를 펼쳤는데 아침이고 나무 밑 그늘이라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나는 챙겨온 후드티를 입고 아이와 아빠는 포켓몬고 모험을 떠났다. 햇빛은 따가운데 그늘 아래는 쌀쌀한 딱 가을 날씨였다. 이번 행사 때는 색이 다른 '이로치' 포켓몬이 많이 잡힌다 해서 기대하고 갔는데 정말 여기저기서 '이로치다!' 하는 외침이 자주 들렸다.

아이가 아니었으면 포켓몬고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있는지도 몰랐고 어른들도 많이 하는지 몰랐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도 많았지만, 나이 많은 어르신, 젊은 남녀, 친구들 그룹, 외국인들도 많았다. 모두들 입구에서 나눠준 포켓몬 모자를 쓴 사람들이 왠지 귀엽게만 느껴졌다.

미리 만만의 준비를 하고 가서 우리의 이벤트는 수월하게 끝났다. 배터리 충전기를 미리 챙긴 덕분에 행사 중간에 배터리 충전하는 곳에 땡볕에 있지 않아도 되었고 (사람들도 많아서 경쟁이 치열해 보였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과 컵라면을 챙겨가서 매점에서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되었다. 나는 책도 가져가서 남편과 아이가 돌아다닐 동안 책을 읽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일산 호수공원엔 포케스탑도 많고 체육관도 많아서 자리에 앉아서도 계속 포켓몬을 잡을 수도 있었지만 리서치를 위해 걸어야 하기 때문에 걷기도 많이 걸었다. 한 번쯤 가볼 만한 오프라인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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