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어닝 쇼크'라지만..리니지W 성장세 심상찮다
엔씨소프트, 지난해 영업익 3752억원..전년比 54% 감소
지난해 4Q '리니지W' 매출 3576억원..리니지M+2M 매출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리니지W 글로벌 온라인 쇼케이스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김근욱 기자 = 지난해 무리한 과금모델(BM)로 이용자 뭇매를 맞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로 구사일생한 모양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반토막났지만 글로벌 신작 '리니지W'의 성장세가 매섭다.
◇엔씨소프트,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전망치 하회
엔씨소프트는 연결기준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51% 감소한 3752억1300만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4% 감소한 2조3088억1700만원, 당기순이익은 32.54% 감소한 3957억35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2조3339억원, 영업이익은 4671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어닝쇼크의 배경에는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 리니지(PC), 리니지2(PC), 리니지M(모바일), 리니지2M(모바일)의 성적 부진과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의 2021년 4분기 게임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리니지M 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5459억1700만원, 리니지2M 매출은 23% 감소한 6525억89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리니지 매출은 23% 감소한 1340억7600만원, 리니지2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997억2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케팅비는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활동 증가로 전년 대비 122% 늘어난 2825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인건비는 인력 증가와 신작 게임 성과 보상 지급 등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8494억7900만원으로 나타났다.
◇'리니지W' 엄청나네…아시아 지역서 '대박'
그러나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힘은 막강했다. 2021년 11월 출시된 '리니지W'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두자릿수나 뛰었다.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4.89% 증가한 7571억6200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30.15% 감소한 1094억6100만원, 당기순이익은 51.68% 증가한 1217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리니지W' 매출은 3576억300만원으로, 리니지M과 리니지2M을 합친 분기 매출(2132억7300만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리니지W 출시 직후 "자사 게임 중 매출과 이용자 수 지표가 역대 최대"라던 엔씨소프트의 자신감이 실적으로 증명된 셈.
리니지W의 글로벌 성과도 눈에 띈다. 지난 2020년 4분기 엔씨소프트 매출의 84%는 국내 매출로 구성됐는데, 2021년 4분기 국내 매출 비중은 전체의 61%로 줄었다. 대신 7%대에 불과했던 아시아 및 북미유럽(글로벌) 매출이 1년 새 32%로 뛰어오르면서 '리니지IP는 내수용'이라는 오명도 벗게 됐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4분기 엔씨소프트의 북미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59% 증가한 383억1400만원, 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972% 증가한 2102억2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매출 성장은 대만 지역 내 '리니지W'의 흥행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 개발 신작 '프로젝트R' 홍보 영상 © 뉴스1
◇엔씨소프트, '넥스트 리니지' 찾기 시동 걸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치중됐던 자사 게임 장르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서구권 국가로의 도전도 속도를 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4일 ΔTL Δ프로젝트E Δ프로젝트M 등 신규 게임 5종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주력 장르인 MMORPG뿐만 아니라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얄' '수집형 RPG' 등의 장르 다변화를 예고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신작 공개와 함께 "개발 단계부터 이용자와 소통하면서 피드백을 개발에 반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간 개발 신작을 베일에 가려뒀던 보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이야기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하반기엔 콘솔·PC 타이틀인 'TL'의 글로벌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리니지W는 하반기 중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 국가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