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가장 쉬운 '레벨 디자인'을 포기하다. 금사과제도에서 보여준 차기 레벨 디자인의 가능성 [QTALIK : 큐토릭]
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이례적으로 흥한 게임은 무엇일까요? 로그라이트의 장점을 잘 흡수해 역대급 재미를 선보여주었던 [하데스]? 파이널판타지7의 장점을 고스란히 반영한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2020년 닌텐도 스위치 대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 고퀄리티의 그래픽과 액션을 선보여주었던 [고스트 오브 쓰시마]? 굵직한 게임 타이틀이 상당히 많았던 2020년도의 게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게임을 선택했습니다.
원신
많은 분들이 질타와 비난을 쏟아냈지만, 결과론적으로 원신 출시 후 '중국 게임'을 바라보는 기준점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중국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매출과 인기 순위를 휩쓸은 가장 이례적인 게임으로 평가를 받은 게임이 바로 원신입니다. 이미 텐센트 산하 스튜디오인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는 중국 내수 게임이 아닌 미국 개발 게임이기 때문에 중국 게임으로 바라보진 않지만, 원신의 경우는 중국에서 개발한 미호요(호요버스)에서 개발한 오픈월드 게임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원신을 기점으로 중국 게임에 대한 프레임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도 원신의 등장 이후라고 볼 수 있을 듯 같습니다.
중국 서브컬처 게임 최초의 '콘솔 게임'
아마 중국 게임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플랫폼은 '모바일'일 것 같습니다. 지금도 꾸준한 양산형 게임으로 출시한 게임들을 보면 대다수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체적인 모바일게임으로 출시한 게임들 중에서도 중국 게임들도 상당히 많았고요. 지금도 중국 게임들은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매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게임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플랫폼으로 진출한 것이 바로 원신입니다. 그것도 글로벌 게이머들이 대다수 포진되어있는 '콘솔 게임 시장'에 겁없이 도전한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게이머들이 실패할 것이라 생각했던 원신은 예상외의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애플, 구글, 소니, GOTY를 사로잡은 원신
많은 게이머들이 한철 장사일 것이다. 표절 게임은 어차피 표절 게임일 뿐이다. 라는 비난에도 무색하게 원신은 전 세계 게이머들을 사로잡았고, 그 결과 영어권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에게 '이달의 게임'으로 선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 패미통 크로스리뷰에서는 무려 '플래티넘 전당'에 등극,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는 무려 2위 달성, 글로벌, 일본 구글플레이스토어 올해의 게임 선정, 2020년 iPhone 게임 선정, 2021년 더 게임 어워드 최고의 모바일게임 선정, 2021년 PS 파트너 어워드 그랜드 어워드 공동 수상,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뮤직 어워드 2등 수상 등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로잡은 게임으로 충분한 게임인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표절 게임만으로 남기엔 이미 너무 커져버린 게임이란 것이 결과적으로 보여진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유에는 결국 '스토리'
그렇다면 도대체 원신은 어떤 이유에서 성공한 것일까를 던졌을 때 저는 여러가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영국 시장은 '캔디 크러쉬 사가'나 '코인 마스터' 등의 퍼즐/캐주얼 게임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대세 시장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일본 시장은 '페이트 그랜드 오더', '퍼즐 앤 드래곤' 등의 가챠 게임 중심의 시장이 대세 시장이며, 대한민국은 MMORPG 시장이 대세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로벌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정 장르에 편중되다보니 모든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신은 매니아 장르 중에서도 [서브컬처 게임]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스토리'에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않고선 일본과 미국/영국 시장에서 이렇게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신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 '뽑기 게임'
하지만 원신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매출을 달성한 근본이자, 원신에게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로 각인된 것이 바로 [뽑기 게임]이란 점입니다. 즉, 원하는 캐릭터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진행해서 얻는 패키지 게임이 아닌 '원석'을 소진해서 획득하는 뽑기 게임이기 때문에 결국 원하는 캐릭터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현금'이 사용된다는 점은 상당히 리스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패키지게임을 구매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지출에 유입을 거부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뽑기 게임에는 필수적인 '성장 디자인'이 들어갑니다.
기본적으로 성장형 게임에서 '레벨 디자인'의 기준을 어떻게 잡는지 아시나요? 바로 캐릭터의 성장 레벨에 맞춰서 몬스터의 성장 레벨도 상향된다는 점입니다. 즉, 전투를 기반으로 한 레벨 디자인을 잡고 신규 지역과 신규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것이 기본적인 레벨 디자인입니다. 이는 [스테이지] 형 게임이라면 대다수 이런 기반을 채택합니다. 플레이어의 성장 및 경험에 맞춰 새로운 경험과 성장에 발맞춘 신규 몬스터의 상향이 이루어지는데, 대체적인 RPG에서는 이런 기반으로 성장 레벨 디자인을 짭니다. 그리고 뽑기 게임에서는 성장 디자인에 발맞춰 신규 캐릭터들의 상향을 이끌어내고 신규 캐릭터를 뽑게 만들어버리죠.
그래서 원신의 레벨 디자인은 이와 같을까?
이쯤에서 궁금한 점이 바로 원신의 레벨 디자인일 것입니다. 원신은 몬드, 리월, 이나즈마 신규 지역을 통해 매 지역마다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1.2 버전에 추가된 신규 지역인 '드래곤 스파인'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위한 새로운 기믹과 패턴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정작 몬스터의 상향 평준화라는 느낌보다는 '새로운 경험'에 포커스를 맞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매번 신규 지역을 열때마다 이전 경험과 큰 차이가 없고 몬스터의 레벨 또한 큰 차이가 없어 성장에 대한 목표가 다소 뚜렷하게 없다는 평가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특히나 초창기부터 해왔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성장에 대한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다소 실망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레벨 디자인에 새로운 몬스터를 통해 더 강한 몬스터를 마주할 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원신의 답은 "금사과 제도"에서 알려주다.
그렇다면, 원신은 다음 지역인 '수메르'에서 보여줄 레벨 디자인을 어떤 식으로 보여주었을까라는 질문을 많은 분들이 해답을 찾으시려고 노력하셨을텐데, 원신은 이미 '금사과제도'를 통해 답을 알려준 것 같습니다. 만약, 몬스터 상한 레벨 디자인을 짠다면 결국 스펙 싸움을 위한 매출 싸움을 야기시킬 것이고 캐릭터 애정 게임에서 스펙 게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원신은 이전 붕괴3rd를 통해 다소 스펙형 게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이번 금사과제도로 알려준 것 같습니다.
이번 금사과 제도는 이나즈마에서 보여준 신규 기믹보다 더 고차원적인 기믹을 제공했고, 이전보다 더 볼륨이 큰 기믹들과 패턴들로 '퍼즐'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기믹을 선보이며 레벨 밸런스를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즉, 몬스터의 상향 레벨 디자인을 택한 것이 아닌 '퍼즐'의 신규 레벨 디자인을 통해 '딜찍누 게임'으로 스펙 경쟁 상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지능'을 요구하는 새로운 경험을 요구하며 '아시아'권보다 '서구'권에 초점을 맞춘 레벨 디자인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성장'의 레벨 디자인이 아닌 '경험'의 레벨 디자인을 택한 원신의 결과는?
많은 분들이 더 강한 몬스터를 마주하길 그리고 더 강한 스펙을 쌓을 의미를 만들어주길 원신에서 기대하셨던 분들에겐 다소 아쉬운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동양권 게임을 목표로 만드는 것이 아닌 서양권 게이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게임으로 만들기 위한 중립적인 선택을 과감하게 시도했고, 가장 쉬운 레벨 디자인을 택한 것이 아닌 상당히 어려울 수 있는 레벨 디자인을 택한 원신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과연 수메르 지역의 오픈으로 원신의 레벨 디자인의 선택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결과로 만들어줄지 아니면 기존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할 결과로 받아들일지는 3.0 버전에 추가될 수메르 지역의 오픈과 함께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원신의 차후에 있을 레벨 디자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