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정복 나선 韓 MMO...오딘·히트2부터 로스트아크·TL까지 지구촌 누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좁은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쳐온 국내산 MMORPG가 이제 해외시장을 향한다. PC와 모바일을 잇는 멀티플랫폼 시대의 선구자로서, 한국산 MMORPG의 경쟁력을 해외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6월 15일 일본 버전 오딘을 출시한다. 지난 17일, 이벤트 페이지를 개설하고 캐릭터명 및 서버 선점 이벤트를 시작했다. 일본 현지 이용자는 해당 페이지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캐릭터 이름과 서버를 선점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크로크 프라임 스튜디오(CROAK Prime Studio)에서 일본 현지 미디어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현지 법인장이 행사를 주도했던 관행과 달리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를 비롯,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김재영 의장까지 총출동했다. 단순 일본 진출이 아닌, 현지 시장을 송두리째 삼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
게임업계에선 오딘의 일본 흥행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이미 앞서 출시된 오딘 대만 버전의 경우, 대규모 흥행에 성공한 데다 최근 몇년새 일본 MMORPG 시장을 관통할 대작급 신작이 전무했던 탓이다. 일본 특유의 카툰렌더링 및 수집형 RPG 게임이 절대 다수를 이루긴 하나, 과거 리니지2 레볼루션의 흥행 사례를 적용하면 대기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딘 보다 여러 측면에서 퀄리티 비교가 어려운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시장 내 숨은 MMORPG 수요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에 마땅한 MMORPG 신작이 없고, 시장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큰 흥행 규모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넷마블의 사례를 고려하면 일본 앱마켓 매출 1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진=넥슨게임즈
아울러 넥슨게임즈의 히트작 '히트2' 역시 대만 시장 정복에 나선다. 이미 지난 17일부터 사전다운로드를 진행, 불과 4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며 현지 기대감이 상당하다. 정식 출시일은 오는 23일이다.
히트2는 지난해 8월 출시된 넥슨의 MMORPG로 리니지 시리즈와 더불어 국내 시장을 주도한 히트작이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위에 올랐고, 그 이후에도 양대 앱마켓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 먼저 국내산 MMORPG 니즈가 강한 대만 시장에 출격, K-MMORPG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각오다.
대만 시장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뿐 아니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발할라 라이징까지 자리를 잡으며 K-MMORPG에 대한 수요가 강하다. 실제 대만 현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에는 엔씨소프트 리니지W와 리니지M, 리니지2M, 오딘:발할라 라이징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출시전 사전 다운로드 횟수만으로 1위 자리에 오른 만큼, 업계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또하나의 게임한류 대표주자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륙 정복에 나선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역시 한국산 MMORPG의 수출 효자로 손꼽힌다. 최근 중국 최대 게임 유통사 텐센트는 자체 컨퍼런스를 통해 올여름 로스트아크 중국 전국 서버를 오픈, 공식 서비스에 돌입하기로 했다.
특히 텐센트는 로스트아크 전국 서버 홍보를 위한 그래픽 이미지까지 새롭게 공개했다. 다양한 보상을 제공하는 무제한 예약 페이지도 추가 개설했다. 앞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등판한 로스트아크는 국내 대표 MMORPG 대작으로 지난해 스팀 동시접속자 수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스팀 동접자 수 132만명을 돌파하는 등 스팀 역대 2위에 해당하는 흥행 기록을 달성했기에, 중국 버전 출시에 따른 기대감이 상당하다.
사진=엔씨소프트
아마존이 글로벌 유통을 책임지는 엔씨소프트 'TL' 역시 막바지 개발이 한창이다. 올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TL은 한국 MMORPG의 서구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기대작으로 꼽힌다. TL은 리니지 시리즈를 잇는 신작 MMORPG를 표방하며 다채롭고 몰입감 있는 플레이가 특징이다. 동일한 지역 안에서도 날씨가 바뀌면 지형이 변하고, 바람 방향에 따라 전투 흐름이 바뀐다.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몬스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서구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장르인데다, 엔씨소프트 특유의 고퀄리티 그래픽을 구현해 시장의 기대감이 남다르다. 무엇보다 서구권에서 뉴월드 등 MMORPT 장르가 잇따라 흥행하고 있는데다, 로스트아크의 서구권 흥행을 이뤄낸 아마존이 게임 유통을 도맡은 만큼, 디아블로 시리즈급의 흥행 기록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 게임사에 대한 북미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올라가,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불리한 싸움이 아니다"라며 "실제 지난해 TGA에선 대상 엘든링을 비롯해 액션게임상(베요네타3)과 기대작상(파이널판타지16), 팬투표상(원신) 등 주요상 모두 아시아 게임사가 휩쓸었기에, TL에 대한 해외시장의 기대감도 남다르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