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O] 테크닉 42107 두카티 파니갈레 V4 R

이어지는 레고 모터사이클 시리즈, 이번에는 2020년 6월 발매되었던 42107 두카티 파니갈레 V4 R입니다. 2017년의 42063 BMW R 1200 GS 이후 3년만에 선보이는 기함급 테크닉 모터사이클이었죠. 그 전해 10269 할리 데이비슨 팻보이가 테크닉이 아닌 크리에이터로 나오면서 설마 기함급이 크리에이터 쪽으로 옮겨가는건가 싶었건만 다행히 테크닉도 살았네요. 6월 초 대물 자동차 42115 람보르기니 시안과 같이 나오는 바람에 그에 가려지는 것도 있어서 구하기 쉬울 줄 알았건만 웬걸 초도 물량을 놓쳤더니 손에 넣는데 두 달이나 걸려버렸던 기억이;;

파니갈레(Panigale)는 볼로냐 지방의 한 마을 이름으로 두카티 본사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죠. 두카티의 수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은 세자리 또는 네자리의 숫자로 이름을 대신하고 있었는데 2012년의 1199(와 899)부터 이 파니갈레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현재의 V4는 1199와 1299에 이은 세 번째 파니갈레인 셈. 일반형인 V4, 고성능인 V4 S에 이어 수퍼바이크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한 호몰로게이션 사양이 V4 R 입니다.

두카티답게 빨갛고 멋지고 팬도 많지만 두카티의 상징이었던 강관을 용접한 트렐리스 프레임과 2기통 L트윈 엔진 중 프레임은 파니갈레의 이름이 붙으면서 모노코크 형식으로 바뀌었고 V4에 오면서부터는 엔진마저 이름대로 4기통 V4가 되면서 두카티만의 개성은 많이 죽었습니다. 모토GT 레이스에 출전하는 데스모세디치는 진작 바뀌었으므로 시간 문제이기도 했겠습니다만.

언제나 하는 것처럼 일단 설명서대로 조립한 후 구조 파악을 위해 분해 뒤 재조립 하였습니다. 언제나 하는 것처럼 시작은 물론 엔진이죠. 파니갈레 V4 시리즈의 엔진 배기량은 1,103 cc이나 V4 R은 챔피언십 규정에 따라 998 cc로 조정되었습니다. 물론 레고는 동일 규격이지만요. ^^

엔진 블록이 차체 강도를 분담하는 모노코크 구조로 변경된걸 표현...한 것은 아니겠지만 차대와 엔진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변속기죠.

간단히 설명하면 엔진이 움직일때 변속기는 좌우로 기어비가 다른 두 조의 기어가 돌아갑니다. (사진에서는 중앙의 하얀 바 앞으로 한 조, 뒤로 한 조) 변속기 안으로 보이는 회색의 클러치가 시프트 레버를 수평으로 두면 중앙에 위치하여 중립이 되고, 레버를 아래로 내리면 오른쪽으로 붙으며 1단, 위로 올리면 왼쪽으로 붙으며 2단이 되는 식이죠. 실차 비슷하게 잘 구현했네요.

차대와 변속기에 아까의 엔진 블록을 조립해 넣으니 거대한 기계 뭉치가 되었습니다? 하얀 고무줄 두 개가 보이는데 짧게 걸린 뒤의 것은 엔진과 클러치를 연결하는 동력 전달용, 길게 걸린 앞의 것은 반대쪽 클러치 레버의 움직임을 90도 단위로 끊기 위한 탄성용입니다. 움직이면 철컥 철컥 걸리는게 재밌어요~ *ㅁ*

이제 차대에 스윙암과 리어 서스펜션을 달고 기어들과 체인을 연결하여 구동계를 완성합니다. 후륜 구동축과 브레이크 디스크를 겸하는 부품이 새로 만들어졌군요. 레고 테크닉 모터사이클은 항상 체인이 늘어지는게 문제인데, 하나 빼면 또 지나치게 팽팽해져 저는 그대로 둡니다. -,.-

앞쪽에도 포크를 구성하여 차대에 연결하였습니다. 스프링 내장식 프론트 서스펜션도 새 부품.

이제 핸들과 시트, 탱크를 달아보죠. 깨알같은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가 앙증맞네요.

뒤집어서 앞쪽에 라디에이터, 뒤쪽에 매니폴드, 아래쪽에 사일랜서를 달면 흡배기계도 완성~

레이스용 V4 R은 사이드 스탠드가 없으므로 세우기 위한 스탠드를 만들어 주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들에 앞뒤 바퀴를 달아 스탠드에 세웠습니다. 큼지막한 프론트 브레이크 디스크, 두꺼운 리어 타이어 또한 모두 새 부품들이죠. 10269 팻보이에 들어갔던 무식한 광폭 타이어를 쓰면 어쩌나 했는데 적당한 두께입니다. ^^

여기에 탱크와 후방을 먼저 붙이면 수퍼 네이키드? 전 네이키드 취향이라 하악하악~

하부 페어링까지 붙이면 스트리트 파이터? 점점 공격적인 모양이 되어가는군요.

그리고 사이드와 프론트의 페어링을 마저 달아 파니갈레 V4 R 완성!

ㅊ물론 스티커도 발라줘야겠죠? 간단한 디테일과 글자 뿐이지만 해당 면적은 다 덮습니다.

기존 테크닉 모터사이클은 후면이 빈약한게 약점이었구만 엔진 부위가 꽉 차고 뒷 타이어도 빵빵해지면서 처음으로 뒷모습도 당당한 모델이 되었네요.

234 마력을 뿜어내는 1만5천 rpm의 초고회전 엔진!

그 넘치는 힘을 온전하게 지면으로 전달하는 변속기와 구동계!

공기를 찢고 앞으로 나아가는 날카로운 마스크!

두카티의 초고속 질주 경험을 레고로 대신해보세요?

실은 부가티 시론 때처럼 이 파니갈레 V4 R도 실제 사이즈 모델을 레고 브릭으로 만들었는데 모터사이클 특성상 페어링만 만들어 씌운 것에 가깝다보니 큰 화제는 못된 모양입니다. ^^;

실은x2 저는 그다지 두카티를 좋아하지도 않고 평생 두카티를 탈 일도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이 제품이 멋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네요. 빵빵한 타이어와 멋진 디스크, 서스펜션 부품도 만들었으니 이제 이걸 가지고 내 R nine T를 만들어주면 안되겠니?

하지만 BMW 모터사이클은 42063으로 먼저 만들어놔서 그 가능성은 희박하겠죠. ㅠㅠ 42063은 테크닉 모터사이클 최초로 샤프트 드라이브 구동을 재현했다는데 힘썼다면 이번 42107은 테크닉 모터사이클 최초로 변속기를 재현했다는데 의미가 있겠습니다.

오히려 비교하기에는 42063보다 42036이 제격이지 않을까도 싶은데, 42036이 생긴 걸로나 L자형 엔진 배치로나 딱 두카티였죠? 지금 다시보니 그 중에서도 1198이었으려나?? 5년 전에는 나름 준수한 모델이었건만 42107과 나란히 세우니 빈약함을 면할 수 없군요;;

아무튼 이렇게 제 테크닉 모터사이클도 다섯 대가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시초격인 8420의 빈자리가 늘 아쉬웠는데, 빨간 수퍼스포츠라는 성격을 42107로 채우게 되었으니 만사 오케이~

아무튼 시뻘건 존재감과 빵빵한 볼륨은 테크닉 모터사이클 사상 최고 수준이니까요.

두카티 아닌 다른 메이커라도 수퍼스포츠를 한 번 타봤어야 하지않나 하는 아쉬움이 늘 있는데 이젠 네이키드도 두 시간 이상 앉아있기 힘든 몸이 되었으니 이번 생에는 글러먹었고 ㅠㅠ 이걸로라도 대리 만족을 해보렵니다??

2017년 레고 화제작이자 레고 팬이 아닌 라이더들로부터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42063, BMW 모토라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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