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 금사과 제도 이벤트 소감

보통 원신 이벤트들 중 최악의 이벤트를 뽑는다면

첫번째 해등절 이벤트를 최악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음

보상은 나름 괜찮았지만, 기존 플레이어블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데다가 심부름만 시킨다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임

여하튼...

이번 금사과 제도에 대해서 다른 플레이어들이 어떤 평가를 내렸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번 금사과 제도 이벤트는 솔직히 엄청 별로였고

이에 대해서 몇 자를 적어보고자 함

올해가 아닌 작년에 금사과 제도가 열렸을 때에 대해서 먼저 살짝 이야기해보고자 함

이 때 당시에는 사람들이 진짜 기대를 하지 않았었음

왜냐면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이나즈마였고

이나즈마는 원래 좀 더 빨리 열릴 예정이었다고는 하는데, 스토리 변경으로 인해서 이나즈마가 연기가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있었음

그만큼 기존 몬드-리월 맵은 이미 탐사를 끝내놓은지 한참 되었고

드래곤 스파인이 열리긴 열렸었는데 생각만큼 맵이 그렇게 넓은 곳은 아니다보니까

이쪽 탐사도 금방 끝내놨음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맵에 대한 욕구가 엄청나던 때였었는데

이나즈마가 연기된 상태라서 울화통이 터지는 상태였었음

그런 상태에서 여름 이벤트가 시작되었는데

사람들은 그냥 이나즈마 업데이트에 앞서서 시간을 끄는 이벤트겠거니 생각했지만

아주 거대한 이벤트 맵을 갖다놓은 데다가

배라는 새로운 탐험 시스템이 생겨나는데, 안개속을 뚫으면서 탐험을 하기 시작하니까

와 이건 처음 원신을 탐험할 때의 두근거림이 떠오르는 거임

그래서 금사과 제도는 이벤트들 중 상당히 호평이었음

새로운 맵과 새로운 탐험요소를 가져다놨으니까

이번 두번째 금사과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냥 피로감이 너무 심함

일단 지나치게 퍼즐요소가 강해졌음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퍼즐이라고 볼 수 없는 형태인 게

내 생각에는 퍼즐은 그 자리에서 풀어야하는 기믹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일부러 다른 지역에 가서 조작을 한 뒤에

다시 그 지역으로 와야하는 기믹은

원신 유저들은 굉장히 싫어할 수 밖에 없음

오고 가기 불편한 것은 둘째 문제고

그나마 연하궁처럼 백야/상야 이렇게 두 가지로 전환하는 거면 모를까

카즈하섬은 3*3으로 최대 9가지로 전환할 수 있는데

그 9자리를 일일이 대입하면서 기믹을 깨야한다는 걸 누가 좋아하겠음

그 자리에서 되는 것도 아니고, 워프 눌러서 첫번재 패턴 해보고, 다시 그 지역으로 가보고, 어 이거 아닌 거 같다 싶으면 다시 워프 눌러서 두번째 패턴 해보고, 다시 그 지역으로 가보고, 어 이거 아닌거 같다 싶으면 다시 워프...

이게 카즈하섬에 국한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신염섬은 그나마 패턴이 적은데

모나섬은 과거 현재 오고가는 거 때문에 대가리 빠개질 거 같은데

퍼즐이 지나치게 직관성이 결여되어있고

이동에 대한 분량이 커지면서 지나치게 피로감이 커지게 되고

퍼즐을 해결한 것에 대한 만족감도 떨어짐

퍼즐을 해결해도 내가 기믹을 잘 이해해서 퍼즐을 풀고 보상을 얻었다기보다는

그냥 노가다를 해서 보상을 얻은 느낌에 더 가까움

개인적으로 피슬섬 기믹이 존나 마음에 안 드는데

피슬섬은 패턴은 없지만 연극 패턴으로 진행이 되는데

시발 연극 플레이타임이 지나치게 김

이건 아무리 봐도 캐릭터 컨셉에 먹혀서 개같아진 느낌임

원신의 기본적인 재미라고 한다면 탐험이랑 캐릭터 스왑 전투 시스템이라고 생각함

어느 쪽이 되었건 간에 주도적으로 움직이면서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원신의 재미인데

피슬섬의 연극 기믹은 이 둘과 상반된 시스템임

그냥 그 자리에서 NPC들이 스크립트 말하는 걸 계속 기다려야함

계속 기다리면서 문제를 맞추거나 해야하는데,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연극을 봐야함

그동안 플레이어들은 스크립트를 읽는 거 외에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고

연극 플레이타임도 너무 지나치게 김.

5분씩 잡아먹는 것도 있고, 20분씩 잡아먹는 것도 있고.

이걸 한 개만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존나 많이 해야하는데

금사과제도에서 약 1시간~2시간은 그냥 가만히 서있어야하는 시간을 강제로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임

연극내용도 결국 동화속 이야기에 가까운 것이라서 크게 흥미를 가질 만한 포인트는 아님

차라리 주요 캐릭터가 직접 연기를 하는 기믹이었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봤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고

맵들이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전투 시스템이 결여되었음

원신 고인물의 재미는 뭐겠음

자신이 지금까지 뽑아놓은 캐릭터들을 엄청나게 육성시켜놨으니까, 그 파워를 제대로 느끼는 게 원신 고인물들의 재미임

그런데 이번 맵들은 퍼즐요소가 지나치게 강해지는 바람에, 전투요소의 비중이 그만큼 줄어든 느낌이 강해서

스토리를 진행해도 퍼즐에 대한 피로감만 얻지, 그걸 해소할 만한 전투 비중이 잘 안 갖춰져있음

탐험한다는 느낌이 안 드는 거임

층암거연을 예로 들자면

층암거연은 점점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강한데

더 깊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기믹을 해결할 필요가 있음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는 유명 수정석을 만들어서 강화시켜야하고, 그렇게 탐험을 하는 과정에서 몬스터들을 만나서 해치워야하고, 이 과정 속에서 지금까지 얻은 캐릭터들에 대한 파워를 충분히 느낄 수가 있음

그런데 금사과 제도는 퍼즐 퍼즐 퍼즐 퍼즐 퍼즐 가아아아끔 몬스터 퍼즐 퍼즐 퍼즐

이런 느낌인 것에 더해서

퍼즐과 몬스터가 그냥 따로 놀고 있음

층암거연의 가장 기초가 되는 기믹인 유명 수정석은 전투를 하는 데에 필요한 요소가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빛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이게 탐험을 하는 데 있어서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여겨짐

빛이 있고 없고의 체감상 차이가 엄청나게 커서, 유명 수정석을 강화시키고 싶게 만들고

탐험이나 전투에 도움이 된다 싶으니까 이 기믹이 재미있는 거임

그런데 이번 금사과 제도는 퍼즐을 풀기 위한 퍼즐이라는 느낌이 지나치게 강하고

몬스터 배치는 그냥 예의상 조금 배치해뒀다 정도로밖에 안 느껴져서

퍼즐에 대한 피로감만이 비대해지는 구조라고 느꼈음

마지막으로 금사과 제도가 기간 한정 맵이라는 점

물론 이건 내가 최근에 소설 집필로 바빠져서 원신에 예전보다 시간을 쏟지 못한 것도 있지만

그 이전에 금사과 제도가 기간한정맵인데, 위에 말한 것처럼 피로감이 너무 심함

피로감이 심한데 시간제한이 있으니까 어거지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함

스토리도 솔직히 재미가 없음

이벤트 스토리 중 정말로 재미있다고 느낀 건 꺼진 별 정도고

그 밖에는 알베도 이벤트 스토리는 알베도가 굉장히 흥미롭다는 느낌이 있다고 해야할까

그 외 대부분의 원신 이벤트 스토리는 꽤나 유치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함

원신 메인 스토리는 진중하고 이 세상의 비밀을 알아가는 느낌에 비해서

원신 이벤트 스토리는 아쉬운 게 많았고

이번 원신 이벤트 스토리도 그냥 전반적으로 아쉬웠음

카즈하를 너무 푸쉬하는 것도 그렇고

신염도 사실 원신 유저들에겐 그렇게까지 호감이 가는 캐릭터가 아니라고나 할까

생긴 것에 비해서 재미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성실한 캐릭터에 가깝고

무엇보다 비쥬얼과 성능을 좋아하는 유저가 그다지 없어서

신염을 좋아하는 유저는 적을 거임

피슬과 모나는 그야말로 근본 캐릭터이긴 하고 이들의 내러티브도 재미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이 굳이 이 자리에 다 모여있어야했나?

관계성 형성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의문이 강한 게

피슬-모나야 같은 몬드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사건을 같이 해결해야하는 당위성이 있었는데

카즈하와 신염을 이들에게 꽂아줘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었는가?

나는 당위성이 없었다고 보고 있는 데다가

그냥 카즈하와 신염이 자신의 고향을 벗어나 여기저기 다니는 캐릭터니까, 그냥 써먹기 쉬웠다 정도로밖에 안 느껴짐

이번 금사과는 각 캐릭터가 끌어안던 고민에 깊이 들어가는 구조인데

신염은 그냥 고민 자체가 없는 완성형 캐릭터에 가까웠고

카즈하는 이미 이로도리랑 전설퀘 등등으로 카즈하 개인에 관한 서사가 많이 풀어져있는데

여기서 또 카즈하 서사를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뇌절처럼 느껴지는 거임

카즈하에 대해서는 진짜 필요없게 느껴진다고 할까

관심이 생기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

그리고 각자의 고민에 대해서도 너무 단발적으로 끝났다고 해야할까

각자 끌어안고 있는 갈등이 있는데, 다 옛날에 느꼈던 갈등이고 지금은 괜찮아! 같은 느낌이 강했음

갈등이 있었으면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주인공 일당이 움직여서 해결해주거나 성장을 이룩해줘야지

신염도 이제 괜찮고, 모나도 보기보다는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이젠 괜찮고

피슬의 경우도 갈등구조가 너무 아쉬웠음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고 해야하나, 좀 더 자기자신에 대해서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중2병기질에 대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좀 더 여러가지로 나타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쉽게쉽게 스토리가 진행된 거 같아서 아쉬웠음

여하튼 그런 느낌으로 두번째 금사과 이벤트

공들인 것에 비해서 지나치게 아쉬운 이벤트가 되었다고 생각함

메인 스토리는 시나리오 라이터가 다른 건지 몰라도

이벤트 스토리의 유치함과는 결이 다르다는 인상이 있어서

내일 수메르는 기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