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학년 포켓몬고 게임해도 될까?

나: 현아, 하루 종일 게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현이: 아니, 그냥 한번 정도만 하고 그만하고 싶은데.

많은 엄마들이 미디어 노출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

나도 아이가 어릴 땐 열심히 책만 읽고

미디어 노출을 최대한 미루려 노력했었다.

하지만 기관에 다니기 시작하고

아이 친구들 집에 놀러 가면서부터

영상과 티비를 점점 보기 시작하고,

둘째가 태어나면서부터

동생 돌볼 동안 보고 있으라며

급할 때마다 이용하다 보니

점차 횟수가 늘어갔다. ㅠ

자꾸 티비를 많이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 한편에 죄책감이 들 때도 있었고

도저히 체력도 안되고 에라 모르겠다 싶어

틀어주고 잠시라도 혼자 있기.

© anetakpawlik, 출처 Unsplash

그때쯤 예비초등 아이를 키우는 박사님과

점심을 먹으며 이런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분은 아이에게 하루에 딱 20분 정도

시리즈물 한편만 보여줬었는데

나중에 검사를 해보니 영상 중독?이라는

결과가 나와서 너무 놀랐다고 했다.

아이가 더 보고 싶은데 못 보게 하니

자꾸 그 생각에 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나니

영상을 보여주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보여주는 게 좋은 걸까하는 새로운 고민.

미디어에 빠지는 건 재미있어서인데..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으면 안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놀 땐

더 재미있게 놀기를 시작했다.

놀이터에 나가면 함께 철봉에 매달려서 앞돌기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고 여름엔 매미 잡기도 하고

키즈카페에 가면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놀고 다 함께 깔깔 웃는다.

실컷 놀고 땀 식힐겸 쉬는 시간으로

티비를 보기도 하고,

엄마랑 노는 것도 재미있으니

티비 그만보고 놀래?하면 잘 끄고 함께 논다.

어쩔땐 틀어놔도 안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마냥 티비보는 걸 놔두면

밤까지도 볼 기세였고.

거기다 친구들이 포켓몬 게임을 하는 걸 보고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해서..

다음에 한번 해보자 말만 하고 미루고 미뤘는데,

엄마, 왜 나는 게임 하면 안 돼?

다른 친구들은 다 하는데 왜 자기는 안되냐고

하는데.. 이미 많은 아이들이 하고 있어서

자기만 모르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해보고 싶은 게 당연했다.

(게임을 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분명 좋은 부분도 있지만 조절이 쉽지 않으니..)

현이가 게임하는 걸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쉽진 않다고 우선 엄마랑 같이 해보자 하며

그럼 우선 10분만 해볼까?

안 그래도 포켓몬을 좋아하고 기술들까지

달달 외우던 아이인데 실제로 포켓몬고를 해보니

너무 재미있는 건 당연지사.

남자애들과 엄마는 게임 때문에 무조건

싸우는 일이 발생한다고 듣기만 했지

우리 집에도 그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ㅠ

한번은 숨어서 하다가 아빠한테 혼나고 ㅎ

"게임을 하고 싶으면 그냥 해도 돼.

이렇게 숨은 이유가 스스로도 안 좋은 행동이라

생각하고 숨은 거 같은데. 엄마가 게임이든

영상이든 조절할 줄 알아야 하게 해줄 수 있어.

할 수 있겠지?' 하니

"엄마, 그러면 우선 포켓몬고 게임을 안 보이는

폴더에 숨기고, 앞으로는 알람을 해놓고

해야겠어!"

하는 현이.

© kommumikation, 출처 Unsplash

다행인 건 포켓몬 게임은 움직이면서 해야

포켓몬이 나오기 때문에 집에서만

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었다.

처음 한주는 포켓몬 게임을 하고 싶어서

일부러 공부 더 열심히 하고 방 정리도 하고..

뭐든지 게임으로 연결돼서 큰일 났다 싶었는데ㅠ

조금 지나서 게임에 있는 기능들을

눌러보고 경험해 보더니 점점 줄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재미가 없어지는지

접속을 안 하는 날이 늘어가고,

이젠 게임을 해도 미리 알람 설정 후

알람이 울리면 스스로 바로 끄다 보니

내 걱정보단 아이가 점점 조절 능력이

키워지고 있는 것 같다.

(고 생각 했지만 안 그런 날은

엄마가 강제 조절?)

오히려 한 번도 안 해봤을 땐

너무 궁금하다고 하더니

막상 해보고 나니 궁금했던 게 풀린 거 같고,

이젠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요즘 하도 빨라서 아이들 게임속도가 더 빨라지는 듯,

컴퓨터로도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

내가 모르는 게임들이 너무 많고, 많이 하고.

나중에 이 게임들로도 싸우려나 모르겠다..

아들의 심리가 궁금할 땐

최민준 소장님 영상을 찾아보는데,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하는 게임을

무조건 막는 건 안된다고,

친구들이 나만 빼고 다 게임 이야기를 하는데

이건, 아이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모는 거라는 말이 이해가 되긴 한데ㅜ

그렇다고 게임하면 빠져버릴 것만 같은데

어쩌냐고요 ㅜㅜㅜ ㅎㅎ

곧 다가올 현이의 십 대,

왠지 친구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면

속상해하고.. 그러다 괜히 아는 척할 것 같은

느낌이 오긴 온다.. 아니면 엄마 몰래

피씨방 갔는데 거짓말을 한다던지.. ㅠ

십 대 아이들의 행복은

친구와의 관계에서 온다고 하니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나길 바라지만

스스로 겪으며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앞으로가 걱정도 되면서 잘할거라 믿어줘야지.

나도 아직 다양한 관계들로 쉽지 않을 때도 많은데,

뭐든지 한 번에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이런저런 일 겪어도 흔들리지 말아야지 또 다짐.

소장님은 아이가 커갈수록 자유를 조금씩 주면서

경영권 승계하는 개념으로 가르쳐야 된다고 한다.

네 인생이라는 기업을 네가 핸들링 할 수 있게,

남편은 나보고 애들 사춘기 오면 많이 울겠네

라고 하는데, 그럴 거 같다.. ㅜㅜ

마음 비우기, 믿어주기, 이해해 주기,

스스로 할 수 있게 조금씩 자유를 주기.

평범하게 별일 없이 자라는 것만 해도

바랄 게 없는데, 공부보다 중요한 것도 많은데!!

나부터 욕심 버리기 계속해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