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블루 아카이브 The Animation
츨처: https://sh-anime.shochiku.co.jp/bluearchive-anime/
게임 '블루 아카이브'를 원작으로 하며 나온 애니멘이션 <블루 아카이브 The Animation>이 종영했다. 4월에 시작하여 6월 말에 종용한 이 애니메이션을 감정을 담아서 이야기하면 총평은 다음과 같다.
이렇게 만들 거면 뭐 하러 만들었니?
이미 평가가 끝났기도 했지만 한마디로 '망했다.'
기대감 잔뜩 불어넣게 만든 홍보와 달리 1화에서 이미 바닥을 보여줬지만, 12화까지 가는 동안 바닥이 아니라 지하도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이게 2024년에 방영했다는 것이 말도 안 된다. 30년 전에 만든 애니메이션도 이렇게 졸작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보면서 그냥 헛웃음이 나오는데, 끝까지 새벽에 12주를 참으면서 봤던 걸 깔 거면 다 보고 까야겠다고 싶어서 진짜 우격다짐으로 보긴 했는데 진심 아까운 시간이었다. 애니메이션 보면서 이렇게까지 시간 아깝다고 생각한 게 진짜 처음인 듯? 게임 유저의 평가가 이렇게 최악이면 애니메이션으로만 보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취급도 안 할 애니메이션이다.
망작의 이유
첫째로 화질이 떨어진다. 도대체 이 뿌옇게 처리된 이 화질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투명도 한 80%로 맞춰놓은 이 화질은 도대체 뭔가 싶다. 화질이 깨끗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내 TV 문제라고 하기엔 다른 애니메이션들은 화질 선명하다. 돈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둘째로 작화 부분에 있어서 애니메이션 공개 전부터 나는 살짝 애매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올려주지 않을까란 일말이 기대감이 있긴 했는데 화가 거듭될수록 망해가는 작화는 거의 답이 없었다. 도대체 이 작화 망하는 이유가 뭐니? 이것도 돈이 없어서인가?
셋째로 스토리를 이렇게 재미없게 만드는 것도 재주다 싶다. 이미 이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원작이 이미 있는 상태였고, 이걸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과정이 가장 껄끄러웠을 것인긴 한데.... 그냥 원 루트로 가지 왜 되도 안 되는 각색을 하는지 당최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설령 각색했다고 치자. 그럼 재밌게 만들었어야지.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밖에 못 끌고 가나 싶더라.
넷째로 전투씬은 어떻게 해결이 안 된다. 각 캐릭터마다 고유의 전투씬이 이미 게임에서 나와 있는데 그걸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마법소녀물을 봐라. 똑같은 변신장면인데도 매 화마다 넣는 이유가 뭐겠니? 노노미는 부채꼴로 난사하게 되어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 그런 장면 볼 수도 없고, 시로코의 드론을 이용하여 공격하는 장면도 제대로 포착되지 않는 데다가 카요코의 공포(패닉 브링거)는 그래도 표현해줄까 싶었더니 그거 어디로 갔어? 그 외 모든 캐릭터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삭제. 그 와중에 가장 웃긴 게 뭐냐면 선생님의 지시임. 몇 화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선생님이 지시한답시고 1시 방향, 3시 방향 이러는데...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졌음. 그러면 그에 맞춰서 전술이 이어져야지. 그런 거 하나 없이 그냥 두두두두~ 하고 총알 날릴 뿐인데 도대체 선생님이 뭘 지시했다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사실 게임할 때에도 이해 안 가는 영역인데 이걸 애니메이션에서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었다)
가장 용서 안 되는 건 역시 선생님
12화 가는 동안 정말로 용서 안 되는 게 선생님이더라...
도대체... 하... 음... 애니메이션에서 선생님의 역할도 충실히 하지 못하는 데다가... 도대체 그 '어른의 카드' 내미는 그 멋진 장면은 어떻게 그렇게 아름답게 스킵시킬 수가 있는지... 그나마 선생의 존재 이유인데 그걸 날려 버린 데다가 쓸데없는 장난 같은 소리나 하고 있다.
거기다가 어쨌든 작화는 용서가 안 돼. 선생님을 어떻게 할지는 제작진의 가장 고민사항이라고 생각하지만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 하... 선생님이 그나마 괜찮은 장면은 오프닝에서 얼굴 안 보이고 양복 입고 학생회실로 걸어가는 장면 뿐이다.
그나마 팬서비스엔 의의를 둔다
애니메이션은 정말 제대로 망했고, 돈 아깝다. 이 애니메이션 제작해서 과연 얼마나 게임 유저가 늘었을지 진심 궁금하다. 그 통계수치 있으면 좀 보여다오. 진짜로 내가 무슨 페그오(페이트 오브 나이트) 수준을 원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딱 평타만 쳐 줬어도 무난했을 애니메이션에 도대체 자금을 얼마나 투입했는지 그 돈 정말 아깝다. 사실 그럴 돈으로 게임 유저한테 청휘석이나 뿌리지. 그랬으면 유저 충성도 수직 상승했을 텐데.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들어갈 돈으로 차라리 업데이트 할 때마다 긴급 점검하고 계신 우리 넥슨은 정신 차리고 직원이나 한 명 더 뽑아라. 그 툭하면 긴급 점검이 말이니, 밥이니?
솔직히 나는 넥슨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참여할 때도 사실상 애니메이션으로 인한 부가적인 효과도 있겠으나 팬서비스 차원도 있었다고 본다. 어쨌든 게임 캐릭터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시종일관 쫑알거리면서 움직이는 것을 본다는 것은 팬서비스 차원에서 절대로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딱 그 정도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물론 난 팬서비스 전혀 안 되었고, 빡만 쳤다. 넥슨은 앞으로 이렇게 할 거면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지 말자^-^
※ 참고로 본 포스팅에 실린 일러스트는 7월 24일에 일본에서 발간 예정인 주제가 CD 앨범 표지다.